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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색 뺀 최저임금委…속도조절 `시동`
기사입력 2019-05-2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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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할 공익위원 8명을 위촉했다.

정부 입장을 대변할 인물이 이번에도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지만 진보 성향 위원 비중을 대폭 줄여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30% 가까이 올라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고용노동부는 제11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27명(사측 9명·노측 9명·공익위원 9명) 중 공익위원 8명, 사용자위원 2명, 근로자위원 1명 등 총 11명을 위촉했다.

이번 위촉은 지난 3월 사퇴서를 제출한 공익위원들과 사용자위원 인사 이동, 근로자위원 임기 만료에 따른 것이다.


공익위원으로는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박준식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신자은 KDI 국제정책대학원 경제학 교수,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자영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이승열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인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가 위촉됐다.

이 밖에 김만재 금속노조위원장이 근로자위원으로 재위촉됐고,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와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사용자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주목받는 위원은 공익위원들이다.

사용자 측과 근로자 측 사이에서 이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10대 최저임금위는 진보 성향이 짙은 공익위원들로만 구성돼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인상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의식해 이번 공익위원들은 보수 성향 학자들과 중립적 성향 위원들도 포진시켜 지난 최저임금위보다는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도 고심했을 것이고 과거 위원보다는 중립성이 가미됐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그래도 아직까지 노동계에 무게가 더 실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박준식 교수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릴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에서 위원 투표로 정해지지만, 박 교수가 가장 연장자이고 현 정부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위원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분과위원장을 지냈고, 진보 성향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 외에도 윤자영 교수와 전인 교수가 진보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매사추세츠대에서 박사 과정을 지냈다.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에서 역할을 하기도 했다.

모 대학 경제학과 A교수는 "매사추세츠대는 마르크시스트 교육도 하면서 학계에선 진보적인 성향이 짙은 학교로 꼽힌다"며 "윤 교수도 목소리가 확실한 학자로 진보 쪽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전 교수가 속한 대구 사회적경제 민관정책협의회 역시 진보적인 단체로 알려져 있다.


제10대 공익위원 중에는 보수 성향 학자나 경영계 목소리를 낼 공익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11대 공익위원 중 3명은 보수적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권순원 교수는 보수 중립 성향을 띤 학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노민선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주장을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소속인 신자은 교수도 마찬가지다.


노동경제학 전공인 B교수는 "신 교수는 주류 경제학적 측면에서 고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보수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계 관점에서 보면 다크호스이고, 이번 공익위원 중 가장 보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국책연구소 소속인 오은진 선임연구위원과 이승열 선임연구위원은 중립적인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번에 선출된 공익위원들 성향을 감안하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지난 2년간 인상률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로 크게 치우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노사가 치열하게 다투는 최저임금위원회 내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편향된 사람들을 최대한 배제하려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한 위원들을 위촉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정부와 각을 세울 만한 사람이 없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경총 측은 "그간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의 중립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이번에 위촉된 공익위원들은 공정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국민 경제 전반에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심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노총 측은 "새로 위촉된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이 저임금 노동자 보호라는 최저임금제도 취지에 맞게 최저임금 인상과 우리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력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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