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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데스크] `고무줄 공시가` 후폭풍 대비하고 있나
기사입력 2019-04-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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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며칠 안 남았다.

이달 30일엔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의 최종 공시가격이 나온다.


한 달간의 이의신청을 거쳐 6월 1일(과세 기준일) 공시가를 확정한다.

7월 초엔 주민들 앞으로 올해분 재산세 고지서가 날아올 예정이다.


정부는 서울 기준으로 올해 공시가를 표준 단독주택의 경우 17.75%(전국 기준 9.13%), 공동주택의 경우 14.17%(전국 5.32%)씩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2년 만에 서울 집값을 25~30% 인상한 것이다.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기준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등 60여 가지 부담금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값이다.

올해 급등한 공시가로 인해 국민들은 적게는 몇 백원에서 많게는 몇 억원까지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연말엔 의료보험료 인상까지 맞닥뜨릴 전망이다.


문제는 이토록 중요한 공시가격이 최종공시를 열흘 남겨놓은 지금까지 부실과 오류투성이로 혼란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공시가 전면 재산정'을 요구하는 청원이 이어지는데도 국토교통부는 책임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그렇게 안이하게 대응할 때가 아니다.


첫째, '고무줄' 혹은 '엉터리' 공시가 사태는 정부 행정의 신뢰성에 치명적인 흠집을 냈다.

예를 들어 한 단독주택은 지난해 공시가가 15억원이었는데 정부가 올해 공시가를 무려 40억원으로 올리겠다고 예고해 매일경제가 그 부당성을 지적한 바 있었다.

그 후 슬그머니 30억원으로 낮춰줬다.

전국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공시가 수십억 원을 손바닥 뒤집듯 자의적으로 바꾸면 누가 행정에 신뢰를 가질까. 요즘은 다른 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공시가 정책' 하나 때문에 수십 년 쌓아온 행정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불만까지 터져나온다.

시민단체인 경실련은 "공시가를 일선 공무원이 마음대로 조작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공시가격 조작의 몸통인 국토부를 감사하라"고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둘째, 형평성도 땅에 떨어졌다.

서울 용산구 등의 지자체는 정부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용산구는 국토부가 끌어올린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를 무시하고 실제 주민들의 집 공시가는 이보다 평균 8%나 낮춰 매겼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재검증'이나 '감사'를 거론하며 압박했지만 며칠 후 조용히 꼬리를 내렸다.

결과적으로 표준 단독주택 소유주들은 무작위로 표준주택에 포함됐다는 이유 하나로 남들보다 8%나 비싼 공시가를 받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또 재검증 대상도 25개 구청 중 8개만 골랐다.

형평성이 있다고 느끼는가.
셋째, 공정성도, 이를 담보할 투명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공정을 담보하기 위해 공시가 산정 기준을 공개하라는 국민 요구에 끝까지 함구하고 있다.

똑같은 평수의 아파트 공시가 상승률이 옆집의 8배가 되는 황당한 사례가 잇따르는데도 마찬가지다.

국민은 자기가 내는 세금이 어떻게 계산됐는지 알 권리가 있다.


각설하고 모든 문제의 시작은 공시가를 마치 군사작전 하듯 끌어올리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

한평생 집 한 채 가진 국민들이 죄지은 사람인 양 징벌적 피해를 보는 현실 자체가 비정상이다.


걱정되는 점은 벌써 4월 22일이란 점이다.

공시확정일까지 열흘도 안 남았다.


매일경제가 이 문제를 지적한 것은 1월 초부터였다.

그러나 정부는 변명에 주력했고 개선엔 소극적이었다.

한 부동산법률 전문가는 "엉터리 공시가격에 국민 반발이 클 것이고 행정소송이나 정부에 대한 집단소송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수백만 건에 달하는 공시가가 분쟁으로 옮겨붙으면 국가적인 손실이다.

그 전에 정부가 시한을 늦추더라도 현실에 맞게 공시가를 대폭 낮추기를 권한다.

여당 소속인 지자체장 대부분이 정부와 반대로 가는 이유를 생각해보라. 이들은 현장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다.


특히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노인세대가 세금 폭탄과 건강보험료 폭탄은 맞지 않게 대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공무원이 공시가를 조작했다"는 경실련 주장을 믿진 않지만 고무줄 공시가로 잃은 신뢰를 통렬한 반성 없이 회복할 순 없다.


[김선걸 부동산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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