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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대학과 공동묘지의 공통점
기사입력 2019-04-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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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들은 강연에서의 질문, '대학교와 공동묘지의 공통점은?' 답은 '변화를 시도해도 구성원들이 안 도와준다'는 거라고. 하긴 공동묘지의 거주민은 해골들이니…. 지적이고 독자적 사유의 경향이 강한 사람들의 공동체에 대한 '자폭' 수준의 농담을 던진 이는 리노 구젤라 전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 총장이었다.


작년에 미국 대학의 30%만 정원을 채웠다.

지식의 폭증과 인공지능의 등장, 인구구조의 변화는 사회의 온갖 요소에 이렇게 영향을 끼친다.

인간과 기계의 역할에 대한 담론이나 교육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재검토를 어찌 피하랴. 대학의 탈바꿈 노력은 그 결과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지원과 투자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국가가 '무엇을' 지원할지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미국이 아폴로 계획으로 인간을 달에 보내려 했을 때 세기의 예산 낭비로 보였지만, 결국 기폭제가 된 건 냉전시대 적국의 인공위성 발사였다.


'어떻게'의 문제도 어렵다.

'지원하되 간섭은 안 한다'면 좋겠지만, 당장 '눈먼 돈' 아니냐는 냉소에 부딪힌다.

툭하면 연구비 유용 사건이 터지지만, 그렇다고 각종 서류를 끝도 없이 채우는 일에 연구자들을 몰아넣는 건 재능의 낭비고 국가적 손해다.

황우석 사건 이후에 전문성에 기반한 피어 리뷰의 중요성이 부각됐지만, 동종의 전문가끼리 '그들만의 리그'를 만든다는 차가운 시각은 여전하다.

결국 '신뢰의 부재'가 문제의 본질이다.


구젤라 전 총장은 객관적 지표에 근거한 대학 평가가 필수라고 했다.

대학은 사회에서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으니 자신들의 행위를 평이하고 공개된 방식으로 소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각종 평가가 학문 공동체의 기능에 해롭다는 시각도 있다.

긴 호흡이 필요한 교육과 연구의 수행에는 인기영합적인 짧은 시각이 위험한 것도 사실이다.

다소의 혼란을 거치겠지만 다양한 고등교육의 모델이 경쟁하면서 성공적 방식이 출현할 것이다.

변화무쌍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상세 내용에 국가가 개입하기보다는 '통'으로 지원하되, 글로벌 수준의 평가를 통해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식이 어떨까.
[박형주 아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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