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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끝나면 韓반도체 중국수출 급감 우려"
기사입력 2019-04-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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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니어재단 주최로 열린 `한·중·일 서울 프로세스` 세미나에서 왕융 베이징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 짐보 겐 게이오대 교수, 안덕근 서울대 교수. [이승환 기자]

"미국은 한국을 미·중 무역분쟁의 탈출구로 여기고 있다.

무역분쟁이 타결되면 미국의 다음 타깃은 한국으로 옮겨갈 것이다.

"
지난 1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니어재단 주최로 열린 '한·중·일 서울 프로세스' 세미나에서 글로벌 경제를 1년 넘게 짓누르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불똥이 한국으로 튈 것이라는 경제·외교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한국이 중국의 값싼 원료로 가격 경쟁력을 갖춰 미국에 대한 수출을 늘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중 무역분쟁은 지금도 그렇지만 타결돼도 한국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안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면 미국이 최대 수혜자가 될 텐데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는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의 수출이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 반도체 수입을 늘리기 위해 일본과 한국에서 수입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표적이다.

현재 한국의 대중 수출 중 30%는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

가뜩이나 수출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반도체 경기 악화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시장 침체로 이미 한국 수출은 지난해 말부터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직격탄을 맞았다.


안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한국과 일본 모두 수출 감소와 증시 추락을 겪으며 한·중·일 3국이 모두 무역분쟁의 희생양이 됐다"고 말했다.


'포스트' 미·중 무역분쟁 역시 글로벌 경제에 또 다른 불확실성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리난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무역 상대국이 성장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0%로 커지면 어김없이 갈등이 불거졌다"며 "중국의 대미무역 흑자가 지속되는 한 미·중 무역전쟁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왕융 베이징대 교수는 "중국은 지식재산권 등 더 많은 양보를 할 의향이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갈등 없이 봉합되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며 "미·중 경제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짐보 겐 게이오대 교수는 "미국은 미·중 관계를 제로섬으로 인식하고 경제적 민족주의에 군사적 팽창까지 추구하고 있다"며 "중국이 지정학적 이니셔티브를 쥐려는 움직임을 이어가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안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새롭게 노동과 관련된 통상법 301조를 들고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분쟁 와중에도 유럽연합(EU)과 관세폭탄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보호무역주의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안 교수는 "EU와 캐나다, 러시아 등도 보호무역주의에 가세하면서 글로벌 무역분쟁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이 중국을 EU와 일본으로부터 고립시키려는 전략으로,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화하면 미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의 무역전쟁 전선 확대로 신냉전과 글로벌 장기 불황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중·일 3국 간 경제협력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걸림돌이 만만치 않다.


안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는 한·중·일 3국이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지정학적 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배상 판결을 내린 게 기폭제가 됐다.

한일 간 무역 보복이 격화하는 것은 물론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한국이 가입하는 문제를 두고도 신경전이 치열하다.


안 교수는 "미국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이 한국과 일본을 수출시장으로 삼으면서 3국 간 무역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한·중·일 3국이 일정 기간 경제적 불가침협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미·중 무역분쟁 발단과 관련해 중국은 극명한 시각 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왕 교수는 "미·중 양국 간 무역은 서로에게 전례없는 이득을 가져다 줬고 공평하게 진행됐는데 미국 정치인들이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했다"며 "중국 대외무역이 규모는 크지만 순익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가령 중국에서 생산하는 아이폰 수익 중 애플이 60%를 가져가고 나머지는 독일과 일본의 부품업체들 몫인 반면 중국은 단 5%에 불과한 부가가치만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왕 교수는 "미국이 무역수지는 적자를 보고 있지만 서비스수지에선 매년 500억~900억달러 흑자를 내고 있다"며 "모든 것을 감안하면 양국 무역은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현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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