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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매각카드로 시장신뢰 회복 노려…금호, 유동성 위기 `분수령`
기사입력 2019-04-1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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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결국 매각 ◆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2일부터 추가 자구안에 대한 협의에 들어가 주말 내내 세부사항에 대해 조율 작업을 진행했다.


14일 채권단 등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이 추가 자구안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는 대로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 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당장 급한 불은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아시아나항공의 600억원 규모 회사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9일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이 퇴짜를 맞은 상태라 당장 시장에서 회사채 재발행이 쉽지 않다.

심지어 회사채 재발행에 실패할 경우 1조원이 넘는 자산유동화증권(ABS)까지 조기상환해야 하는 처지다.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ABS를 발행했는데 그 규모가 1조502억원에 달한다.

이 ABS에는 조기상환조건이 달려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BB+ 이하로 하락하거나 회사채 유효신용등급이 소멸될 경우 조기상환해야 한다.

결국 600억원 때문에 1조원대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사정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후의 보루로 여겼던 아시아나항공 지분까지 포기하는 데 이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은 영구채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영구채는 현재 800%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더 높이지 않으면서 자본을 확충할 수 있고, 출자전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채권단이 향후 출자전환 옵션을 넣고 영구채를 지원하게 되면 매각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금호산업(33.47%), 금호석유화학(11.98%) 등이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의 지분은 전혀 없다.

현재로선 채권단은 장단기 차입금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게 되는 구조다.


하지만 출자전환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되면 채권단이 매각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이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매각설이 돌면서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섰고, 이를 근거로 산정한 금호산업 매각 대금은 약 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지분 공개매각 의사를 밝히는 대로 매각 절차를 즉각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은 구주매각 방식이 유력한데 이 경우 기존에 금융회사에 제공된 담보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채권단과 또 한 차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에도 일부 채권단 담보가 설정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바로 담보를 풀 수는 없고, 매각되면 담보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연대보증이나 담보를 풀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가 바로 나타나 기존 대출을 상환하겠다고 결정하면 담보 문제가 깨끗하게 해결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신규 인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금융회사들이 추가 금융지원을 해야 할 수 있다.

산업은행 외의 채권은행들이 추가 금융지원을 요구받을 경우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출자전환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떠맡기보다는 바로 민간에서 새 주인이 나타나 가져가는 것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자전환에 들어갔다가 산업은행이 뜻하지 않게 장기 보유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대표적인 예다.

대우조선해양은 1999년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은 2000년 출자 전환을 통해 대우조선의 대주주가 돼 19년간 관리해오다가 최근 현대중공업과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경영 효율을 위해서는 대우조선을 빨리 민영화해야 하지만 각종 특혜 시비, 국부 유출 등 논란에 휩싸이며 번번이 매각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구조조정 실패 사례'의 불명예를 떠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즉각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동시에 새로운 주인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 규모는 8000억~1조원대가 유력한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행히 시장에 원매자가 많은 상태라 매각이 일단 시작되면 절차는 빨라질 것으로 본다"며 "당장 금융지원으로 신용을 보강하면 이자비용을 낮추면서 유상증자 규모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잠재 인수 후보자로 SK그룹을 비롯해 한화그룹, 애경그룹, 신세계, CJ그룹 등이 얘기되고 있다.

자금력이 충분한 SK그룹 외에도 항공기 엔진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화그룹과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한예경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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