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7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열리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때가 때인지라 미디어에서는 이들 후보자들을 둘러싼 논란거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한 번쯤 고민해볼 여지는 없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무엇이 나라를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그동안 입각 사례를 보면 해당 부처와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 장관으로 임명돼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사례도 있었다. 따라서 누가 장관이 되느냐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대한민국을 둘러싼 현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산업구조 변화, 고령화, 내수부진, 버닝썬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위기를 헤쳐나갈 적임자가 부처의 수장을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능력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여지없이 국정수행 능력보다는 먼지털이식 단점찾기 청문회로 전락될까 우려된다. 정쟁으로 인해 아까운 인물을 놓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압축성장 시대를 겪으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범했다. 이 과정에서 흠결 없는 인사를 찾기가 매우 힘든 게 사실이다. 능력은 출중하나, 지레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 두려워 장관직을 고사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물론 장관 후보자들이 도덕적으로 완벽하면 더할 나위 없을 터이지만, 우리 현실상 그런 인사를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옛 속담에 먼지 털어 안 나오는 사람이 없으며, 만인이 우러러보는 훌륭한 종교지도자처럼 고결한 도덕성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인간이기 때문에 단점도 있고 살아가면서 부지불식간에 실수도 한다. 인사청문회는 고질적인 먼지털이식 단점 찾기나 정쟁의 수단이 아닌, 좀 더 국정수행 능력에 방점을 두고 검증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이번 문재인정부 2기 내각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는 장관의 자격 여부를 잘 따져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정수행 능력과 국정에 임하는 자세일 것이다. 부처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검증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몇몇 지적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문화, 예술, 관광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한 뒤 차관으로 퇴임했다. 한때 ‘문화부가 배출한 최고의 인재’로 꼽히기도 했다.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로서 부총장, 한국호텔외식관광경영학회장, 한국예술경영학회장을 역임하면서 학자들의 모임에서도 뛰어난 리더십을 보였고, 광주비엔날레 대표를 맡아 새로운 이정표도 세웠다.

얼마 전 관광학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그에 대한 지지성명을 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길을 볼 때 명확한 비전과 실력을 바탕으로 매끈한 일처리를 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는 민간분야에서도 다소나마 경영을 경험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현 상황에서 장애물이 될 지는 몰랐을 것이다. 박 후보자를 둘러싸고 문체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고 한다. 부처 업무를 훤히 꿰뚫고 있는데다 철저한 업무 스타일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이기 때문. 박 후보자는 평소 “공무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잘살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청문회를 앞두고 그도 바짝 긴장할 것이다. 본인의 단점이 공개되는데다 고의든 아니든 실수한 이력을 추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모 기업의 사외이사를 지낸 것이 논란이 되기도 하는데, 시행착오라 여기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지금 전 세계가 한류 열풍이다. 드라마와 K팝을 넘어 한글 배우기 열풍까지 불고 있다. 하지만, 버닝썬 사태 등 일부 연예인들의 그릇된 일탈로 한류가 타격받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현안도 만만치 않다. 남북 교류는 물론 문화·예술·체육·미디어·관광산업 분야를 적절히 융복합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성과로 연결시켜야 한다. 박양우 장관 후보자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산적한 현안들을 원만히 해결하면서 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길 바란다.


황인석 캠핑아웃도어진흥원장(연세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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