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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보드카 이모드카, 디자인처럼 맛도 좋을까
기사입력 2019-03-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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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지(그림문자) 모양의 구슬형 병에 담은 보드카 `이모드카`. 칵테일 베이스용으로 쓸 만한 보드카다.

/사진=수입사 제공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103] 세상에서 가장 깜찍한 보드카 병을 만났다.

오늘의 술은 프랑스 밀을 5번 증류해 이모지(그림문자)가 있는 50㎖ 구슬 형태의 병에 담은 보드카 '이모드카'다.

한 박스에 50㎖ 병 12개가 들어 있다.

박스당 약 1만2000원으로 저렴하다.


박스를 열면 술병이 너무 귀여워서 탄성이 나온다.

이모지의 표정은 어느 하나 같은 게 없다.

웃는 놈, 우는 놈, 눈에 하트가 뿅뿅하는 놈 등 제각각이다.

과연 이 깜찍한 생김처럼 맛도 좋을까. 기대가 됐다.


먼저 상온에 둔 이모드카의 맛을 보기로 했다.

여러 표정 가운데 대성통곡하는 녀석을 골랐다.

깜찍한 병 디자인과 달리 잔에 따르면 정통 보드카 향이 났다.

비릿하고 알싸한 알코올 냄새 말이다.

보드카답게 투명했다.

술잔을 휘휘 돌려 눈물을 확인했다.

점도는 높아 보이지 않았다.


한 모금 삼켰다.

당혹스러웠다.

술에서 묘한 비린내가 올라왔다.

이 비린내는 술을 삼킨 뒤에도 입에 남았다.

왜 이런 맛이 나는지 알 수 없었다.

지금까지 술을 마시면서 술에서 이런 풍미를 느낀 건 처음이었다.

라벨을 보니 정제수, 보드카 원액 40%, 설탕을 넣었다고 돼 있다.


내 입이 이상한 것은 아닐까 싶어 집에 있는 중급의 보드카를 꺼내 마셨다.

이모드카의 불쾌한 맛은 전혀 나지 않았다.

역시 이모드카의 문제였다.

혹시 희석하면 좀 나아질까 싶어 얼음을 꺼내 조금 큰 잔에 채웠다.

거기에 이모드카를 따랐다.

비린내는 여전했다.


찬 이모드카에 희망을 걸었다.

보통 맛이 떨어지는 보드카는 냉동고에 두었다가 먹으면 그나마 조금 낫기 때문이다.

냉동고에 넣어둔 이모드카를 꺼내 마셨다.

차가워서 진득해진 술이 입안으로 흘러내렸다.

이럴 수가, 그 역한 비린내가 더 진해졌다.


마지막으로 오렌지주스에 술을 섞었다.

비율은 술과 주스를 1대5로 맞췄다.

오렌지향에 비린내가 거의 가려졌다.

비린내가 아예 나지 않는 것은 아녔지만, 신경 쓰지 않으면 감지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모드카를 탄 오렌지주스를 마시면서 다시 한번 이 술의 가격을 생각했다.


이것은 술꾼들이 집에 두고 마시라고 만든 술이 아님이 분명했다.

그보다는 가격이 저렴하고 병 모양까지 깜찍하니 파티용으로 적합하겠다.

지인의 집에서 모일 때 한 박스 들고 가면 꽤 괜찮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도 있을 듯하다.

스트레이트로만 먹지 않는다면 말이다.

내 입에는 맞지 않았다.


제품 뒤에 붙은 스티커를 보니 프랑스산 원료를 가지고 중국에서 만든 술인 듯하다.

'원료 제조국: 프랑스', '제조국: 중국' 이라고 쓰여 있다.


[술 칼럼니스트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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