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정부의 강력한 규제 기조로 '강남·대단지 아파트 불패' 공식이 약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한 자세한 소식, 매일경제 전범주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최근 2년간 상승장에서 서울 아파트단지들의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전수조사를 하셨다고요.
서울 아파트값은 얼마나 오른건가요?

【 기자 】
매일경제신문은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와 함께 서울시 2918개 아파트 단지에 대한 시세 전수조사를 벌였습니다.

기간은 2017년 2월말부터 올해 2월말까지 2년간입니다.

이 기간동안 서울시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32.9%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2월 말 기준 서울아파트 단지의 시가총액은 1009조원을 넘어섰는데요.

이는 2년 전 시가총액인 756조원에 비해 약 253조원 늘어난 액수입니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올해 2월까지 22개월로 시기를 좁혀보면 서울아파트 시가총액은 31.7% 증가했습니다.

서울 집값 잡기에 올인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성적표로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세는 실거래가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거래절벽으로 실거래가 없는 경우 협력 부동산중개소와 함께 주변 거래사례와 호가상황을 파악해 거래가능가격을 산정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럼 최근 2년간 서울서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 단지는 어디였나요?

【 기자 】
이번 조사에서 최근 2년간 가장 많이 오른 서울 아파트 단지는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강변현대 아파트로 나타났습니다.

1993년 준공해 123가구가 살고 있는 이 두 동짜리 단지는 올해 2월 시가총액이 1415억원으로 2년간 무려 79.7% 가격이 올랐습니다.

지난해 7월 전용면적 79㎡가 10억5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1년만에 2억원이 올랐는데, 작년말 호가는 15억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저도 이번조사 이전까지는 이 아파트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요.

이 강변현대 아파트는 성수전략정비구역 내에 있는 나홀로 단지입니다.

이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서울서 한강변에 50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유일한 지역입니다.

강변현대를 포함해 성수 동양메이저, 성수 금호타운2차 등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3곳 아파트들이 상승률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재개발 지역으로, 재건축과 달리,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을 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이들 아파트들은 1990년대나 2000년대 아파트들로 비교적 연식이 낮은데도 재개발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익숙하게 들어본 아파트들은 아닌데요.
규모가 적은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가 있나보네요.

【 기자 】
일반적으로 아파트를 살때는 대단지 아파트를 사라고 조언합니다.

대규모 커뮤니티시설이 갖춰져 있고, 공용부분을 여러사람이 함께 쓰면서 관리비 등 비용을 적게 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나홀로 단지, 혹은 수백가구에 불과한 미니단지들이 이번 상승장에서 급등세를 연출했다는 겁니다.

상승률 20위 권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강남구 개포동의 재건축단지인 개포주공4단지가 유일했습니다.

반면 성수동 강변현대를 비롯해 대치동 풍림아이원3,4차, 잠원동 신반포27차, 잠원동 현대훼밀리, 성수동 동양메이저 등 100가구 안팎의 미니단지들이 상승률 10위 안에 대거 포진했습니다.

이번 상승장에서 미니단지가 급등한 것은 핵심지내 값싼 아파트에 갭투자가 몰렸기 때문입니다.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의 비교적 저렴한 나홀로 아파트에 임대사업자 등록이나 전세를 낀 갭투자 형태로 막대한 유동성이 몰렸다는 분석입니다.

주변 신축이나 재건축에 비해 미니단지의 매매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상승액수는 크지 않지만 상승률 면에서는 더 강한 급등세가 나왔습니다.

【 앵커멘트 】
이번 상승장에서 강남아파트들의 상승률이 실제로 돋보였나요?

【 기자 】
이번 상승장에서는 강남보다 비(非)강남 아파트의 상승세가 돋보입니다.

최근 2년간 아파트값 상승률 20위를 뽑아보면, 강남4구가 8곳, 나머지 비강남 지역이 12곳을 차지했습니다.

공덕동 마포현대, 용강동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염리동 상록, 중동 청구 등 마포구 아파트 4곳이 20위권 안에 들었습니다.

이밖에도 성동구가 3곳, 노원구가 2곳, 영등포구, 동작구, 도봉구가 각각 1곳씩 이름을 올렸습니다.

순위를 30위권이나 40위권으로 늘려도 비강남 아파트들이 강남 아파트보다 다소 많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남의 고가아파트나 재건축아파트를 타깃으로 한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규제가 먹혀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나서, 10월 중순부터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11월 중순부터는 서울 평균 아파트값도 하락반전했는데요.

강남 아파트들이 최근 넉달간 상승분 상당부분을 토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이제는 아파트 시장이 이전과 달리 조정기를 겪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많이 오른 아파트들이 앞으로도 이 가격을 잘 버텨낼까요?

【 기자 】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투자격언이 있습니다.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품이 끼면 하락장에서 더 급하게 떨어진다는 얘깁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최근 하락세도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향후 서울 아파트 시장은 우르르 다 오르고, 우르르 다 떨어지기보다 지역별 단지별로 차별화가 뚜렷해질 전망입니다.

하락장에서 잘 버틸 지역을 찾으려면 그곳에 고소득의 인구가 얼마나 유입되는지를 먼저 살펴봐야합니다.

또 한강변이나 대형 공원같은 다른 곳에서 따라하기 힘든 상대적 희소성을 가진 지역도 하락장서 뒷심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건물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고, 땅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대지지분이 넓은 아파트단지나 아예 단독주택을 고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매일경제신문 전범주 기자와 서울 아파트값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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