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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 "대주주 이득 가장 커" 배당확대 거부…국민연금 망신살
기사입력 2019-02-1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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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이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요구를 공개 거절했다.

배당 확대가 일반 주주보다 오히려 대주주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라는 자체 판단의 결과다.

국민연금은 앞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해 남양유업을 상대로 배당 정책 수립을 심의·자문하는 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정관 변경을 주주제안한 바 있다.


남양유업은 1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분 6.1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주권익을 대변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고, 오히려 합법적인 고배당 정책을 이용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이익 증대를 대변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배당을 확대한다면 늘어난 배당금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혜택을 보게 되기 때문에 사내유보금으로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하기 위해 지금까지 낮은 배당 정책을 유지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제안을 수용할 경우 사내에서 현금이 빠져나가며 기업가치가 깎이고 혜택은 반대로 대주주가 더 크게 누린다는 논리다.


남양유업은 최대주주 홍원식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지분율이 보통주 기준 53.85%에 달한다.

뒤를 이어 신영자산운용(6.82%), 국민연금공단(6.15%), 외국계 퍼스트이글펀드(5.55%) 등이 주요 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기타 주주 지분율은 27.63%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이 같은 사태를 예견했음에도 남양유업이 배당을 확대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라는 대의명분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한 위원은 "남양유업과 같은 경우에는 향후 회사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배당보다는 유보금 축적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수탁자위원회 내부에서 있었다"면서 "그러나 저배당 기업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해야 한다는 수탁자위의 의지에 묻혀 실현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고려 없이 주주제안을 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과 같은 경우에는 최대주주 지분이 53.85%이기 때문에 주주총회에서 표대결로 가면 승산이 없다는 점을 알았지만, 저배당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공개적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수탁자책임위 관계자는 "표대결로 국민연금 의견이 묵살되고 국민연금이 요구한 주주가치 상승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은 지분을 다 팔고 나가야 하는 방법만 남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오히려 남양유업 지분율을 늘렸다는 점도 의문점으로 작용한다.

국민연금은 남양유업 보유 지분율을 2017년 말 5.71%에서 6.15%로 0.44%포인트 늘렸다.

애당초 주주권 행사를 통한 기업 개선의 여지가 없었다면 앞선 관계자의 발언처럼 '주식 매도'를 통한 실력 행사가 보다 더 효율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남양유업은 그동안 고배당을 통한 회사 이익의 사외유출보다는 사내유보를 함으로써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이고, 장기 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판단하에 저배당 정책을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저배당 기조를 통한 회사 이익의 사외유출을 최소화함으로써 1997년 IMF 외환위기부터 무차입 경영이 가능했고, 이후 재무구조 건전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가치는 더욱더 상승했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같은 남양유업 주장은 숫자로 일부 증명된다.

남양유업 배당 정책은 기업 이익과 무관하게 결정돼왔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주당배당금을 보통주 기준으로는 1000원, 우선주 기준으로는 1050원을 고수하고 있다.

2010년 이전에는 주당배당금을 이보다 조금 작은 보통주와 우선주에 각각 950원과 1000원을 고수했었다.

이에 따라 배당금 총액은 2010년 이후 매해 8억550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등 꾸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배당금은 일정한 반면 당기순이익 진폭은 컸다.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에는 당기순손실 251억원을, 대리점 갑질 논란이 벌어진 2013년에는 당기순손실 455억원 등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손실이 나도 일정한 배당금을 지급한 까닭에 남양유업 주식은 예측가능성 측면에서는 나름 '안전자산'이었다.


이 같은 '정액 지급 방식' 배당 정책 변경을 위한 국민연금의 위원회 설치 주주제안은 정관 변경이 필요하다.

이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이다.

주총 특별결의는 절반 이상 주주가 참석해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과반 지분을 확보한 최대주주가 거부할 경우 해당 안건은 자동 부결된다.


국민연금이 공개적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해왔지만 남양유업은 최근 수익성이 악화돼 배당금을 높이기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많았다.

2015년 201억원, 2016년 41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연결기준)이 2017년에는 51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4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0.6%에 불과하다.

유업계 자체가 수익성이 하락하는 데다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회사 측 설명과 달리 남양유업에 대규모 투자계획이 없는 데다 현금이 풍부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어 주주환원 차원에서 배당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비판도 일부 나온다.

이 같은 비판의 근거는 절대적인 배당수익률이 낮다는 대목이다.

남양유업은 2017년 말 기준 이익 중 배당금 비중을 나타내는 현금배당성향이 17.0%이며, 이날 남양유업 종가 63만7000원을 기준으로 한 시가배당률은 불과 0.16%에 그친다.

이는 2017년 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 평균 현금배당성향 33.8%, 평균 시가배당률 1.62%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한우람 기자 / 이덕주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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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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