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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부채 규모 GDP의 3배…중국 내수침체 암초까지
기사입력 2019-02-1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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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0일(현지시간) '경제적 스톰(폭풍)'을 몰고올 핵심 이슈로 지목한 '4대 먹구름'은 무역전쟁, 금융 긴축,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관련한 불확실성, 중국 경기 둔화 등이다.

'4대 먹구름'의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 3월 1일까지 합의 못 하면 관세폭탄
세계 1·2위 경제대국 간 무역전쟁은 세계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된다.


미·중이 지난해 '관세 폭탄'을 무기로 한 무역전쟁을 개시한 이후 여러 차례 회동했지만 아직까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1일 '조건부 휴전'에 합의하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 시한을 오는 3월 1일까지로 정했다.

만약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미·중 무역전쟁은 '글로벌 교역 감소→글로벌 성장 위축'이라는 악순환을 몰고 올 수 있다.

무엇보다 시장의 관심은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된 무역협상에 쏠려 있다.


우선 제프리 게리시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차관급 협상단이 선발대 형식으로 11일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 측과 통상 현안에 대한 실무 논의를 진행했다.

14~15일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방중해 류허 중국 경제 담당 부총리 등과 고위급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중국의 첨단기술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2025'와 더불어 화웨이 등 중국 기업 문제와 관세·비관세 장벽 분야 등을 놓고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로선 협상 시한까지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협상 시한 마감을 코앞에 두고 무역 합의서 초안조차 마련하지 못했다고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다.

다만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어 무역협상 시한 연장과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통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 244조달러 부채 글로벌 경제 뇌관
'금융 긴축'은 바로 글로벌 경제 뇌관으로 부상한 부채에 대한 위험을 지적한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오랫동안 각국 중앙은행이 시중에 막대한 돈을 푼 영향으로 글로벌 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진 상황에서 금융 긴축 주기가 시작되면서 빚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부채는 244조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18%에 해당한다.

역대 최고치였던 2016년 3분기의 320%보다 소폭 낮지만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가계부채, 비금융(기업)부채, 정부부채, 금융부채 등을 합한 글로벌 부채가 전 세계 GDP보다 3배 이상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천문학적 부채는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각국에서 금융 긴축이 시작되면 채무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돼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상승에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 대외 채무가 많은 신흥국은 해외 자금 유출과 함께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커져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들어 금리 결정에서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경제 둔화, 빚 폭탄 우려 때문에 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은 물론 금리 인상 기조를 중단할 수 있다는 신호를 던진 것이다.


◆ 브렉시트 여파 미국까지 강타
지금까지 EU에 머물던 브렉시트 관련 위험성이 대서양 건너 미국에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와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노딜 브렉시트로 해외 사업이 충격받을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경고하기 시작했다고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식품업체 매코믹,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 등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노딜 브렉시트 리스크를 명시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노딜 브렉시트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브렉시트 이후 외환시장 변동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FT는 영국 경제에 민감도가 낮은 미국 기업조차 브렉시트를 대비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독일 할레경제연구소(IWH)와 마르틴루터대가 발표한 공동 연구 결과에서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자동차와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독일 내 10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하지 않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며 "순조롭게 브렉시트를 하든, 그러지 못하든 3월 29일 EU를 탈퇴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 중국 내수 위축에 인력 구조조정 가속
중국은 무역전쟁으로 충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무역 부진을 상쇄해준 내수까지 위축돼 비상이 걸렸다.


중국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춘제(중국 설) 기간 중국 내 여행객은 4억1500만명으로 작년보다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의 12%에 비해 증가율이 크게 둔해진 것이다.

최고 대목인 춘제 소비도 처음으로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상무부에 따르면 춘제 기간 소매와 요식업계 매출은 1조50억위안으로 지난해보다 8.5% 늘었다.

이는 전년보다 1.7%포인트 낮은 수치이며,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저치다.

미·중 무역전쟁 등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고용마저 불안해 민간 소비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수출에 의존하는 광둥성 일대 제조업체에서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인력 구조조정이 최근에는 서비스업,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는 추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춘제 전에 광저우에서 중소 제조업체 다수가 수백 명에 달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중국 최대 의료장비 제조업체 선전마인드레이는 지난해 말 신규 채용 대상자 중 절반이 넘는 200여 명의 채용을 취소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번복했다.

농촌 출신 일용직은 3억명에 달하는데 이들은 일자리를 잃어도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SCMP는 "농민공은 해고돼 농촌으로 돌아가더라도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아 중국의 공식 실업 통계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서울 = 박만원 기자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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