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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은 졸렬한 깡패"…美 "트럼프, 만찬당일 체포사실 몰라"
기사입력 2018-12-0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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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굴지의 통신기업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 딸인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이 미국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협상 구상'이 꼬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른 시일 내에 중국에 양보를 얻어내 무역전쟁에 종지부를 찍는 것인데 이번 '멍완저우 체포' 사태로 상황이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무역 담판 이후 중국은 대체로 미국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며 양보 제스처를 취해왔다.

하지만 멍완저우 체포 사태 이후 입장이 180도로 돌변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7일 "미국이 중국과 협상 전에 독한 말을 퍼붓다가 자신들이 원하는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는 위험을 자초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미국은 졸렬한 깡패 같은 수단을 쓰지 말라"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무역 담판 직후 외교부의 "모든 관세를 철폐하는 방향으로 관계 정상화에 노력하겠다"(4일), 상무부의 "적극적인 협상을 추진할 것"(5일) 등 반응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중국으로선 미국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고 여길 가능성이 높아 후속 회담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미국은 이번 무역 담판에 앞서 화웨이의 기술 도둑질을 문제 삼아 왔고, 강제적인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등 이슈가 미·중 후속 회담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멍완저우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피해 HSBC 은행을 통해 돈을 세탁한 뒤 이란과 교역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란 제재를 회피하는 과정에서 영국계 금융회사인 HSBC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부에서 임명된 HSBC 내부 감시인이 HSBC 화웨이 계정에서의 수상한 거래를 뉴욕 동부지검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미·중 양측이 휴전에 합의한 바로 그날, 미국 측 요구로 중국 대표 기업 핵심 인물이 캐나다에서 체포됐다는 점이다.

협상 테이블에서는 웃으며 악수하고 뒤에선 '멍완저우 체포'를 준비한 것으로, 중국으로선 협상 파트너로서 미국을 신뢰하고 후속 회담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오히려 미국에 대한 보복을 준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 무역대표부(USTR) 중국 담당 대표보를 지낸 제프 문은 "중국이 그동안 미국의 관세에 그나마 '신중한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멍완저우 체포는 공격적인 움직임이기에 중국이 보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하면서 "중국 법은 극히 모호하고 공식적인 해명을 들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중국에서 사업하는 모든 미국 기업은 취약하다"며 "법이 모호하고 원하는 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당국)은 쉽게 단속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나 '무역전쟁 휴전'을 논의할 때는 멍완저우 체포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관리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 주석과 만찬하기 전까지 미국이 캐나다에 멍완저우 인도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6일 보도했다.

미·중 정상이 만났던 이날 캐나다 사법당국은 멍완저우를 밴쿠버에서 체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 주석과 만찬 회동을 하고 추가 관세 유보와 무역협상 재개 등 90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반면 6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만찬 이전에 이미 멍완저우가 체포된 사실을 알고 있었고, 다만 시 주석이 무역갈등 해소에 집중하고 싶어서 이 문제를 만찬 때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인지 여부와 관련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공영라디오 NPR와 인터뷰하면서 "나는 그것에 대한 대답을 모른다"고만 밝혔다.

다만 그는 멍완저우 체포 계획 자체는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담판' 이후 지난 4일 트위터에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할 예정이며 더 빨리 구매해야 한다"며 합의 사항에 대한 신속한 이행을 강조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이러한 속도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장담해왔는데 오히려 대중 무역적자 규모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 9월 402억달러에서 10월 431억달러로 29억달러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점차 둔화되고 있는 미국 경제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협상 구상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부담 요인이다.

미국 11월 실업률은 전달과 동일한 3.7%로 49년 만에 최저치로 집계됐지만, 비농업 일자리는 15만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전달의 23만7000명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미국 노동부가 7일 발표했다.

신규 고용은 당초 시장 전망치였던 19만명 증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미국 하강 속도가 가팔라진다면 미국으로서도 보복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관세 폭탄 부과를 재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WSJ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18~19일 또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겠지만 내년에는 이러한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고 6일 보도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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