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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반발 의식한 국회 "카풀 운행시간 더 줄여라"
기사입력 2018-12-0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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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벽에 막힌 차량공유 ◆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국회를 찾은 것은 승차공유(카풀) 서비스 개시를 앞둔 6일 오전이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에게 그동안 양측이 조율해온 서비스 개시 조건에 대해 상세 브리핑을 하기 위해서였다.


정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미 가입자를 7만명 이상 모집했고, 기본료 3000원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콘셉트를 설명한 뒤 운영 횟수와 서비스 시간대 등 그동안 쟁점이 된 사항들에 대해 회사가 마련한 방안을 설명하고 국회의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특히 출퇴근 시간 범위를 둘러싸고 많은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 대표와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들은 이날 서비스 개시를 일단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가 국회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왜 '알선'을 하려고 하느냐는 비아냥을 당하기도 한 것으로 안다"며 "이 회사가 카카오T 택시를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배신감을 느낀 택시업계의 거센 저항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 몇 달간 수시로 국회를 찾으며 정치권과 협의점을 모색해 왔다.


카카오가 정·재계를 설득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것은 카풀 서비스가 늦어질수록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의 탄생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2013년 6월 퇴출된 우버와 다른 서비스라는 점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는 개인이 자신의 차량을 등록하고, 우버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호출 버튼을 누른 일반 승객을 GPS 정보를 이용해 매칭해주는 서비스였다.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 24시간 영업이 가능해 일반 자가용을 콜택시처럼 이용하게 해주는 서비스여서 국내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불법이라는 비판을 국회가 수용한 바 있다.


국내 승차공유 시장이 규제로 도태되는 사이 국내 기업들의 투자는 해외로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딜로이트컨설팅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국내 기업이 해외 모빌리티 업체에 투자한 금액은 6000억원이 넘는다.

우버나 그랩 등이 몸집을 키울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으로 자율주행차 등 탈것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 등이 일어나면 국내 업체들은 대비하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 수요가 있는 연말을 서비스 시작 시점으로 점찍은 것도 '지금도 벌써 늦었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 초 카카오T 택시 서비스를 일본과 연동해 우리나라 사용자들이 일본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와 손잡고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모빌리티 플랫폼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카카오 수익성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모빌리티 추가 수익 여부"라며 "카풀 출시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어 연내 카풀크루 개시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오후 '인터넷 기업인의 밤' 행사에 토론자로 나선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카풀 서비스가 이용자와 공급자를 포함한 사회 전체 후생을 높여줄 것"이라고 카풀 사업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택시업계 입장은 확고하다.

승객에게 요금을 받는 모바일 카풀 서비스는 불법 영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금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법상 개인 간 카풀은 모두 합법이지만 카풀 앱과 같은 공식 프로그램을 이용해 영업하려면 법적인 제한이 따른다고 주장한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1항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 금지에 따르면 택시나 렌터카 등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용하면 안 되지만 출퇴근에 승용차를 함께 타거나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면 유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 경우는 천재지변 등 비상 사태 때나 대중교통 운행 불가로 이를 일시 대체할 목적일 때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가 승차 공유 서비스를 출시하려다 보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택시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임승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정책본부장은 "카카오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없는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는 모습이 또 한 번 드러났다"며 "국회의 택시-카풀 TF가 관련 의견들을 수렴하고 있는 와중에 카카오가 일방적으로 서비스 강행을 선언하려고 했다는 게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7일 오후에 4개 택시단체 비상대책위원회가 열리는데 카카오의 이번 움직임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4개 택시단체의 카풀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국회가 카풀 규제를 풀지 못하도록 세를 과시한 셈이다.

당시 현장에는 주최 측 추산 4만여 명의 택시 종사자가 집결했다.

이들은 현행 카풀 서비스의 근거 조항을 삭제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국회가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0월 18일에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열렸다.

카카오, 쏘카, 타다 등 모빌리티 서비스 다수가 타도의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동인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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