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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기재부가 집행부서로 전락했다"
기사입력 2018-11-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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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정부 2기 경제팀 ◆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재계는 개각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기업과 산업 정책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련 셈법에 분주했다.

그러나 '약한' 경제부총리를 맞이하는 관가의 표정은 우울했고, 여당 내부에서도 이번 인사 결과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재계 단체 관계자는 "홍남기 후보자의 경제철학과 정책 기조에 대해 재계가 아직 익숙하지 않다 보니 향후 영향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최소한 반기업 정서 해소와 산업 현장 방문·소통에 노력해 온 전임자 수준의 역할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5대 그룹 내 한 고위 인사는 "신임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기업들의 내년도 경영 환경이 시계 제로인 상황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을 낮추고 규제 해소 등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철강·중공업 업계 관계자도 "지금 수출 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미·중 통상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라며 "정부와 청와대가 국내 기업 정책뿐 아니라 대외 통상 정책에서 (전임 컨트롤타워보다) 더 선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에 같은 교수 출신이지만 경영학이 아닌 포괄적인 사회 현안을 연구한 김수현 신임 실장이 배치된 데 대해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재계 단체 관계자는 "(김 신임 실장이) 청와대 사회수석 시절 경제 컨트롤타워 간 충돌과 갈등 양상을 지근거리에서 목도한 만큼 향후 경제 정책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하고 산업계에도 안정적인 국정 관리 기조를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가는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재부가 '집행 부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경제수석보다도 행정고시 기수가 낮아 아무래도 주도권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홍 후보자는 행시 29회 출신이고,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행시 27회다.

경제부총리 행시 기수가 청와대 경제수석의 행시 기수보다 낮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수석이 부동산·탈원전 정책도 담당하면서 권한이 커졌고, 심지어 경제부총리보다 기수가 높기 때문에 경제수석이 부총리보다 높은 구조다.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연금을 주로 담당하고 그 외 경제 현안은 윤종원 경제수석이 챙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관가에서는 홍 후보자가 기재부 요직을 두루 거쳤고, 우직하게 일하는 스타일이라는 데 이견은 없었다.

다만 다른 정부 관계자는 "실무자로는 좋지만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여권 일부에서는 청와대의 '모 아니면 도'식 인선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한 중진의원은 "(홍 후보자가) 김수현 정책실장이 지시하면 따르는 역할밖에는 못 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철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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