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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기업투자 둔화` 진단…경기정점 지나
기사입력 2018-11-0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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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정점'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식적으로 "기업투자가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그동안 기업투자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해왔으나 이번에 투자에 대한 평가를 바꿔 주목된다.

지난 6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감세정책 등 경기부양책을 저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여기에 기업투자가 예전보다 부진한 것으로 평가돼 미국 경제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보다 커질 전망이다.


연준은 8일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결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은 당초 시장 예측과 부합하는 것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으며, 현 금리는 2~2.25%다.


연준이 이번 미국 경제를 진단한 것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부문은 기업투자에 대한 것이다.


연준은 직전 성명에서는 "기업투자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have grown strongly)'"고 진단했지만 이번에는 "가팔랐던 연초에 비해 '완화됐다(has moderated)'"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미국 경제가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기업투자 부문에 대해서만 평가가 달라졌다.

지표로 본 기업투자도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올해 1분기 11.5%, 2분기 8.7%, 3분기에 0.8% 증가로 크게 둔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점차 장기화하면서 이에 대한 악영향이 기업투자에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기업투자 부문을 제외하고는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기존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어갔다.


연준은 "노동시장은 강세를 지속했고 경제활동은 높은 비율로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감소했고 가계지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경제 전망 관련 리스크는 대략적으로 균형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며 "물가는 연준 목표치인 2% 근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 같은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릴 계획임을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위원회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점진적 추가 인상이 경제활동의 지속적인 확장과 노동시장 호조, 물가 상승 목표 등과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고 평가했다.


시장 관심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모아지고 있다.

일단 현재로선 연준이 다음달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다.

다음달 금리가 상향 조정되면 3, 6, 9월에 이어 올해 들어 네 번째 금리 인상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기본적으로 연준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그 속도에 대해선 시장 평가가 엇갈린다.

기업투자 위축 등으로 경제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계속해서 올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시장에서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4.2%에서 3분기 3.5%(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로 둔화하면서 '미국 경제 정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3%대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나쁜 성적표가 아니지만 문제는 미국 경제가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최근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크게 출렁인 바 있다.


특히 11·6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그동안 미국 경제 호조세의 원동력이었던 경기부양책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부담 요인이다.

현재 감세정책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약발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조치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미국 경기 하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KOTRA 워싱턴 무역관은 "세제 혜택, 경기부양 중단은 미국 경제 성장 둔화를 막지 못해 2020년까지는 경기 하락 국면 돌입 전망이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지목한 기업투자 부진은 미국 경기 하강에 대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간선거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2.9%에서 내년 2.5%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해 경기부양책에 제동이 걸린다면 이 같은 전망이 햐향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내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대해서는 투자은행 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이번 연준의 미국 경제 진단과 관련해 골드만삭스는 "정책결정문 내용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내년 네 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바클레이스도 내년에 4회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비해 모건스탠리는 내년에 두 차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내년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뉴욕= 장용승 특파원 / 서울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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