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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도 건너뛰고 택지개발 추진
기사입력 2018-11-0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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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발에 부딪혀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생략한 성남 서현지구 일대. [매경DB]
내년까지 수도권에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정부 계획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후보 지역 땅 주인들의 반발이 거세 개발 첫 단계인 주민설명회부터 생략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청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주민 의견을 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는 2일 성남 서현지구에 대해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단계를 생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달 19일 주민설명회를 열려고 했는데 주민들이 설명 듣기를 거부해 무산됐다"며 "주민설명회를 생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개발사업이 결정되면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평가해 도시계획 밑그림을 그리는 첫 단계다.

그중에서도 주민설명회는 개발사업과 환경영향평가 취지를 주민에게 설명하는 '관문'이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법 13조와 시행령 18조에 따르면 주민들의 반발이 너무 심하면 설명회를 생략할 수 있다.

개발사업이 주민 반발 등으로 지나치게 늘어지면 생길 수 있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언론 등에 설명회 생략 사유와 기존 설명자료를 게시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지정 중인 신규 택지에선 이처럼 주민들에게 설명조차 하지 않는 현상이 너무 많이 생기고 있어 환경영향평가제도 취지를 정부가 스스로 위배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매일경제가 수도권 신규 택지 21곳에 대한 주민설명회 개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성남 서현지구에 앞서 △남양주 진접2 △구리 갈매역세권 △성남 복정 △의왕 월암 △화성 어천 △시흥 거모 등 6곳이 설명회를 생략했다.

작년 주거복지로드맵과 올 7월 신혼부부 주거 지원 방안 때 발표한 택지 13개 중 절반 이상이 이 단계를 '건너뛰어' 버린 것이다.


9·21 부동산 대책 당시 공개된 8개 지역은 전략환경영향평가 일정도 잡지 못한 사실을 고려하면 주민설명회 단계를 생략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지역 주민 대부분은 '공공택지' 지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설명회를 열지 않더라도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장치'는 여러 방면으로 마련돼 있다는 입장이다.

일정 인원 이상의 주민이 동의하면 공청회 개최도 가능하고, 행정기관 정보통신망에 설명자료는 계속 게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 법령에 따르면 공청회 역시 주민 반발 등 이유로 두 번 이상 열지 못하면 생략이 가능하다.

정부가 마음먹고 개발사업을 밀어붙인다면 주민 입장에선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실제로 주민설명회를 거치지 않은 지역 상당수는 이미 택지지구 지정이 끝난 상태다.

하지만 주민들 반발은 여전하다.


남양주 진접지구 주민은 "여러 차례 주민 의견을 전달했지만 달라지는 점은 별로 없었다"며 "진접2지구 택지개발 사업은 반드시 백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남 서현동 주민도 "성남시엔 이미 신혼부부를 위한 저렴한 아파트가 많다"며 "'베드타운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곳에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공공택지 지정에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유한 땅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수년간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는데 수용이 되면 기대만큼 보상을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대개 정부는 토지 수용을 할 때 공시지가의 150% 정도를 수용금으로 내준다.

하지만 공시지가가 주변 지역 땅값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문제가 발생한다.


일각에선 현 정부가 '수도권 30만가구'라는 목표를 결국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강제 수용과 보상 갈등이 심해 사업이 늘어지다가 흐지부지해지는 사례가 많이 나온다는 뜻이다.


실제로 2012년 말까지 수도권에서 32만가구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한 MB정부는 임기 동안 21만가구를 내놓는 데 그쳤다.

목표치의 66%만 채웠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0년 전보다 가용 토지는 더 줄어들었고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지방자치단체나 주민과 협상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사업이 늘어지다 보면 시장에 필요한 공급 효과는 감퇴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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