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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 1주택자도 투기꾼 취급" 靑 청원 빗발
기사입력 2018-10-1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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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기 집 안 판다고 국민을 범죄자로 만드는 정부가 실화입니까?"(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게시글)
정부가 청약 관련 법을 대폭 개정하면서 1주택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 가구 구성에서 무주택자(44.5%)와 거의 비슷한 비율(40.5%)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청약 기회를 사실상 봉쇄하고 다주택자와 1주택자를 뭉뚱그려 '투기 수요'로 몰아간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11일 무주택자·실수요자 위주 청약제도 개선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처벌' 규정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국토교통부는 규제지역에서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가 새집에 입주한 뒤 6개월 안에 기존 집을 팔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12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하루 만에 '말도 안 되는 청약제도 개정을 보완해 달라'는 글이 10여 개 올라왔다.

한 청원자는 "비이성적인 집값 흐름을 잡아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이건 정말 과한 규정"이라며 "국민을 중범죄자로 몰아 흔히 말하는 '빨간줄'이라도 그으려는 처사"라고 밝혔다.

다른 청원자 역시 "안 파는 게 아니라 못 팔도록 온갖 퇴로를 막아두고는 이제 모든 1주택 당첨자를 범죄자로 만들려 한다"며 "당장 법안을 철회하고 관계자를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 글에는 수백 명이 청원 동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부동산 카페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논란은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 정부 정책을 비꼬거나 불만을 쏟아내는 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집을 남편 명의로 샀다가 청약에 당첨된 후 팔지 않으면 남편을 '합법적으로' 징역 살게 할 수 있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택 보유 경험이 있는 신혼부부가 특별공급에 지원할 수 없다는 정책에 대해서도 논란이 불붙고 있다.

신혼 때 산 '저렴한 빌라'까지 1주택에 해당해 특별공급 자격을 박탈당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이 역시 수십 개 청원글이 올라왔다.

한 청원자는 "4년 전 어머님이 경기도 광주에 빌라를 사는데 대출이 안 돼서 제 명의로 구입했다가 안 팔리는 것을 겨우 매도했다"며 "젊은 세대를 위한 정책을 낸다는데 이게 그 결과인지 의심스럽다"고 토로했다.

돈 있는 무주택자만 '위너(Winner)'라는 자조 섞인 말도 빗발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실수요 범주에 속한 1주택자를 '다주택' 범주에 넣어 비슷한 유형의 규제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정부가 애당초 내세웠던 '핀셋규제' 대상을 국민 대다수가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갈수록 '집 있는 사람'과 '집 없는 사람'으로 정부가 정책으로 편을 가르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대한민국 전체 가구 중 무주택자는 44.5%, 1주택자는 40.5%, 2주택자는 10.9%, 3주택 이상은 4.1%다.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는 주택 소유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법적인 주택 판정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면 1주택이 아니어서 특별공급에 제한을 두지 않고, 청약가점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53조'에는 도시지역이 아닌 지역 또는 면의 행정구역(수도권은 제외)에 건축된 주택으로 20년 이상 경과 단독주택, 전용 85㎡ 이하 단독주택의 경우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아울러 부모 등에게서 상속으로 증여받은 공유지분에 대해서도 3개월 내 처분했을 경우에 주택을 소유하지 않았던 것으로 취급한다.

수도권 등 도시지역이라 하더라도 전용 20㎡ 이하 주택을 보유하면 주택공급 규칙에서는 '주택 소유'로 간주하지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1주택자의 징역' 문제와 관련해서도 "3년 이하 징역은 '상징적 의미'이고 실제 처벌 수위는 고의성 여부 등을 경찰이 따져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진화'에 나섰음에도 1주택자 불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추첨제 아래에서 언젠가는 당첨돼 집을 넓혀 갈 것이라고 기대했던 사람들도 이번 조치로 당첨이 '바늘구멍'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1주택자들이 집을 넓히거나 갈아타기 위해서는 기존 주택 매입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9·13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돼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심한 경우 이들을 중심으로 쓸모없어진 청약통장 해지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정부가 1주택자에게도 일부 청약 물량에 대해서는 추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놨지만 무주택자들과 함께 추첨 경쟁을 해야 하는 데다 기존 주택을 입주 6개월 내 팔아야 하는 부담감도 크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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