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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4조 시장…P2P에 발 담그는 은행들
기사입력 2018-10-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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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대출액 4조원을 돌파한 P2P(개인 간 거래) 금융시장에 은행들이 속속 발을 담그고 있다.

현행법상 은행과 같은 금융사는 P2P 대출을 직접 할 수 없기 때문에 P2P 대출사업을 하는 업체에 자체 개발한 대출 관련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용료 수익을 얻는 동시에 새로운 고객도 확보하는 전략이다.

10일 NH농협은행은 팝펀딩과 손잡고 소상공인 고객이 P2P 대출을 받을 때 이용할 수 있는 'P2P외담대(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API'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P2P 외담대는 물건을 판매한 기업이 이를 산 기업에서 아직 대금을 받지 않아 외상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을 때 채권을 담보로 P2P 금융사를 통해 받는 대출을 말한다.


농협은행과 함께 API를 개발한 팝펀딩은 외담대를 포함해 소상공인의 미확정 매출, 기업의 동산 등을 담보로 대출사업을 하는 P2P 전문업체다.

자난달 말 기준 누적 대출액은 1조6680억원을 넘었다.


앞으로 외담대 P2P 대출을 하려는 P2P업체는 농협은행이 만든 API를 이용해 대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많은 영세 P2P업체는 새로운 종류의 대출을 취급하고 싶어도 플랫폼 개발에 투입할 자본이 없어 대출을 확대하기 힘들었는데, 이번 농협 API를 활용하면 외담대 대출시장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팝펀딩을 시작으로 향후 은행과 제휴를 맺은 P2P업체에 API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API를 무료로 활용해 대출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고 향후 이 프로그램으로 실제 대출이 발생하면 P2P업체에서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농협 API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을 받으려는 소상공인은 'P2P 소상공인 전용통장'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P2P 대출회사와 제휴해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하는 전략은 신한은행도 쓰고 있다.

신한은행은 P2P 고객의 투자자금을 보호하는 '신탁 방식 P2P 대출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P2P업체는 신탁법에 의해 P2P사가 보유한 고유 재산과 고객 투자금을 분리해 보관한다.

만약 P2P사가 파산하더라도 투자금은 제3채권자의 강제집행 등에서 안전하게 보호된다.


신한은행은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P2P업체에서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있다.

테라펀딩과 어니스트펀드 등 15개사가 현재 이 플랫폼을 도입했는데, 최근 P2P업계가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해 대출채권 신탁화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자율 규제안을 내놓은 만큼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제휴사 중 한 곳인 P2P회사 펀딩플랫폼과 함께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을 겨냥한 '외국인 부동산담보 P2P대출'도 내놓았다.

신한은행이 선순위 대출을 맡고, 은행 대출이 불가능한 후순위 금액은 펀딩플랫폼이 P2P 방식으로 조달하는 상품이다.


은행들이 플랫폼 개발 방식까지 동원하며 P2P업체와 손발을 맞추는 것은 P2P 금융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라운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P2P 누적 대출액은 4조769억원으로 2년 전인 2016년 6289억원 대비 6.5배 늘었다.

현재 P2P 대출을 하는 업체도 207곳에 달한다.


특히 내년 1월부터 P2P 투자로 거둔 이자소득에 매기는 세금이 확 낮아질 예정이어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한시적으로 P2P 금융투자에 매기는 이자소득의 원천징수 세율을 현행 25%에서 14%로 낮추는 내용을 포함했다.


다만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P2P 투자를 둘러싼 사기 사건도 많아졌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P2P업체의 투자 원리금 미상환 관련 민원은 올 상반기 1179건으로 1년 전보다 100배 넘게 증가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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