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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 고가주택 구입, 실제 거주해야만 `주담대` 받는다
기사입력 2018-09-1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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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3 부동산 종합대책 ◆
최종구 금융위원장(맨 왼쪽)이 13일 `9·13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왼쪽 둘째), 주요 6개 시중은행장 등과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금융대책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을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외에 여유 자금을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상황이라서 정부 대책은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13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큰 축은 실수요자를 제외하고는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으로 집을 사지 못하게 막겠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가파르게 부동산 가격이 오른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까다롭게 바꿨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따르면 앞으로 규제지역 안에서는 무주택자만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다.

반대로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규제지역 안에서 어떤 경우에도 주담대를 받을 수 없다.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인정되는 자산가치 비율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0%가 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상적 상황에서는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며 "집값 상승을 목적으로 주택을 여러 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대출을 해줄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주택 1채를 보유한 가구는 원칙과 예외로 나눠진다.

먼저 1주택자들은 원칙적으로 기존 주택을 2년 이내에 처분하기로 약속해야만 규제지역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정부는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아도 되는 몇 가지 예외 조항을 마련했다.

예를 들어 집을 가진 부모가 결혼하는 자녀에게 규제지역 안에 위치한 집을 사줄 때에는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자녀가 따로 거주하면서 부모님을 모시기 위한 집을 마련할 때도 대출받는 게 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1주택자 중 투기 목적이 아니라 학업, 전근 등 일시적인 이유나 가족 내 문제로 인해 2주택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규제지역 안에 위치한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구입하면 원칙적으로 '실거주 목적'일 때만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무주택자라면 주택 구입 후 2년 이내에 구입한 집으로 이사하거나 1주택자는 갖고 있던 주택을 2년 내 처분할 때 예외적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주택 구입 목적이 아닌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담대를 받을 때는 훨씬 약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1주택자는 지역에 따라 이전과 똑같이 집값의 40~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 적용하는 LTV는 10%포인트씩 낮아진다.

예를 들어 2주택자가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 위치한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빌리면 적용받는 LTV가 현행 40%에서 30%로 낮아지는 식이다.


전세자금보증은 주택 보유자에 한해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1주택자는 부부 합산 소득 1억원 이하까지만 공적 보증을 제공한다.

2주택 이상자에게는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보증이 원천 금지된다.

무주택자는 소득과 상관없이 보증을 해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 같은 기준을 우선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내주는 전세대출보증에 적용하지만 민간 금융사인 서울보증보험도 따라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세대출 건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주기적으로 실거주 여부와 주택 보유 수 변동 여부를 확인해 전세자금이 주택 구입 자금으로 전용되지 못하게 감독할 예정이다.

정부는 14일부터 맺는 주택 매매계약 체결 건부터 이 같은 조치를 즉시 적용하고 이를 위반하면 주택 관련 대출을 3년간 제한하는 등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정부 조치에 대해 벌써부터 회의적인 평가가 나온다.

황규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주담대 등 규제를 시행한 지 이미 1년여가 지났지만 강남 집값은 천정부지"라며 "대출 규제로는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상승 원인은 부자들이 여유 자금을 투자할 만한 곳이 부동산밖에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전세대출 규제 강화에 대해서도 시장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한 시중은행 PB는 "애초에 전세대출을 유용해 주택 매매에 쓰는 수요가 많다고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며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주범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투자처가 많아져야 부동산도 잡힌다'고 입을 모았다.

연구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주목하는 '비합리적인 부동산 투기꾼'은 부동산 시장 호황에 편승한 일부 사람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PB는 "시중 유동성은 풍부한데,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고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위해 서울을 선호하는 수요도 끊이지 않는다"며 "공급과 투자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짚었다.


[김동은 기자 / 이승윤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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