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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 대신 부티크호텔 뜬다 | 레스케이프·오월·라이즈…품격·가성비 짱
기사입력 2018-08-1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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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파리 귀족 사회를 모티브로 한 레스케이프호텔(위)은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아래는 유명 디자이너·연예인과 협업해 특색있는 룸을 선보여 화제를 몰고 온 호텔더디자이너스.

로비에 들어서자 화려한 꽃 장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프랑스 정원 한편을 옮겨놓은 듯하다거나 서양미술사 책에서 보던 정물화가 떠오른다는 이들도 있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플로리스트 토니 마크루(Tony Marklew)가 생화와 생과일을 활용해 만든 플라워 데커레이션이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프랑스어로 안내음성이 나온다.

엘리베이터 내부도 19세기 프랑스식 가스등을 연상케 하는 조명에 당시에 그려졌을 법한 그림이 여러 점 새겨져 있다.

객실로 들어가는 입구는 유럽 호텔에서 자주 보던 푹신한 질감이 느껴지는 카펫이 깔려 있다.

스위트룸 객실로 접어드니 벽 하나, 탁자·의자 하나 허투루 갖춘 게 없다.

프랑스풍 회화를 연상케 하는 벽지, 옛 귀족이 덮었을 법한 침구 장식물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무심코 열어본 스낵바에는 다양한 향수와 라이프스타일 제품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중국성이라는 뜻의 불어 ‘팔레드신’은 중식당 이름이다.

한여름 도심 호텔은 비수기라는데 이곳 중식당은 한 달 내내 예약이 꽉 차 있다.


‘탈출’이란 뜻의 레스케이프호텔은 들어서면 마치 일상에서 탈출, 도심에서 탈출, 한국에서 탈출한 듯한 느낌을 강렬하게 준다.

최근 서울 회현역 인근에 문을 열었는데 객실은 만실, 식음료 부문 매출도 계속 신기록을 기록하고 있단다.


김범수 레스케이프호텔 총지배인은 “앤티크 가구, 패브릭 소재 하나도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아티스트, 디자이너와 협업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유명 호텔 인테리어의 대가 자크 가르시아(Jacques Garcia)가 19세기 파리 귀족 사회에서 영감을 받아 어둡지만 강렬한 붉은색으로 대조를, 여기에 부분 조명으로 몽환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레스케이프는 신세계그룹 최초 독자 호텔 브랜드로 25층 건물에 객실 수는 204개다.

규모는 작지만 품격이나 인기 면에서 보면 특급호텔 못지않다.

이를 업계에서는 부티크호텔이라 부른다.


▶부티크호텔이 뭐길래
▷프리미엄급이면서 개성이 뚜렷
부티크호텔은 규모는 작지만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가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호텔을 뜻한다.

이안 슈레거(Ian Schrager)가 1984년 뉴욕에서 선보인 ‘모건스호텔’을 부티크호텔의 시작으로 본다.

국내에서는 2004년 서울 광장동 W호텔이 개관 당시 기존 호텔과 차별화된 맵시 있는 디자인을 내세우며 부티크호텔이란 개념을 국내에 처음 알렸다.


레스케이프호텔이 등장하면서 새삼 부티크호텔이 주목받는다.


베스트셀러 ‘격의 시대’ 저자 김진영 연세대 교수는 “평범함을 뛰어넘는 그 무엇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부티크호텔이 자극한다.

호텔에 익숙한 사람들이 독특한 차별성을 강조한 부티크호텔에서 ‘경험’을 소비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호텔 입장에서는 공급과잉을 걱정하는 마당에 오히려 객단가가 높아 이득이란 설명도 뒤따른다.

신논현역 인근 부티크호텔 ‘호텔더디자이너스’가 대표적인 예다.

인근 비슷한 규모 호텔 대비 가격은 좀 더 높지만 월평균 투숙률이 95% 이상이다.


최윤배 더디자이너스그룹 총괄대표는 “호텔 업계가 포화 상태다.

사드 여파로 어렵다 해도 외국에서 오는 자유여행객(FIT)이나 호캉스족(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민감도는 낮으면서도 색다른 경험을 위해 지갑을 열기 때문에 충분히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호텔더디자이너스는 2012년 삼성점을 오픈한 이래 지난해 서울역점, DDP점까지 열면서 국내 중소형 호텔 최초로 1000객실을 돌파했다.


영국 잡지 모노클 선정 세계 100대 호텔에 유일하게 들어간 핸드픽트.
▶요즘 뜨는 곳은
▷더디자이너스·핸드픽트 신흥강자
예전에는 규모와 시설 위주로 경쟁했던 대기업들이 최근에는 신세계 레스케이프처럼 부티크호텔에 주목한다.

반려견도 출입할 수 있는 코오롱그룹 계열 ‘호텔 카푸치노’, 조수용 전 JOH 대표(현 카카오 대표)가 디자인한 대림그룹 계열 ‘글래드호텔’ 등이 대표적이다.

아주그룹은 본사 소유 ‘호텔서교’를 ‘Reveal YourSelf Expression’의 약자를 딴 ‘라이즈(RYSE)호텔’로 탈바꿈시키며 아라리오갤러리, 타르틴베이커리 등을 넣었는데 홍대 일대의 젊음 넘치는 분위기에 일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일유업도 최근 고창군 상하면 상하농원 내 최춘웅 서울대 교수가 기획한 부티크호텔 ‘파머스빌리지’를 개장하면서 지방임에도 고급 고객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별 호텔 약진도 뚜렷하다.


10여개 이상 체인을 보유하며 여는 곳마다 개성 있는 호텔로 화제가 되고 있는 호텔더디자이너스는 이제 중견기업 수준으로 성장했다.

김완선, 토니안, 티아라 보람 등 연예인과 협업한 객실을 줄줄이 선보인 결과 해외 고객의 직접 예약도 줄을 잇는다.


최근 서울 역삼동에 문을 연 오월호텔도 업계가 주목하는 곳이다.

대안공간 루프, 덴마크 주재 한국대사관 등을 디자인한 故 김백선 디자이너의 유작 호텔로도 유명하다.

김 디자이너와 이탈리아 수전 명품 업체인 판티니사가 제작한 수전, 객실마다 놓인 제네바 스피커, ‘ㄷ’ 자형 룸 등 32개 객실마다 특징이 모두 다르다.

영국 유명 디자인 잡지 ‘월페이퍼’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서울 상도동 언덕 노후건물 밀집지역에 우뚝 선 ‘핸드픽트호텔’도 한국을 대표하는 부티크호텔로 각광받는다.

영국 유명 잡지 ‘모노클’이 세계 100대 호텔에서 한국 호텔 중 유일하게 이곳을 선정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10층 건물에 객실도 43개밖에 안 되지만 전체 내벽을 노출 콘크리트, 붉은 벽돌과 검은색 철판을 활용해 독특하게 꾸몄다.

세계적인 길거리 예술축제 ‘파우와우코리아’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그래피티, 김우진 작가의 친환경 미술품, 문승지 작가 합판도안을 활용한 목조조각 등으로도 입소문을 탄 이곳은 재방문율이 50%대에 육박한다는 후문이다.


매일유업 상하농원에서 최근 새롭게 문을 연 부티크호텔 '파머스빌리지'

▶부티크호텔 인기 계속될까
▷다양한 경험 갖춘 고객 늘어야
“한국에 특색있는 부티크호텔 경험이 늘어나야 저변이 확대될텐데 아직은 색다른 디자인, 맛집을 유치하는 정도만 해도 부티크호텔이라 하는 정서는 아쉽다.

과도한 접촉보다 은근히 신경써주는 서비스까지 구현되는 호텔 분위기까지 정서적으로 이해가 돼야 부티크호텔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레스케이프호텔 김범수 총지배인의 얘기다.


부티크호텔이 점차 각광을 받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비중이 커졌다거나 연중 줄을 서는 곳이 아직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윤세목 경기대 관광대학장은 “다양한 니즈를 지닌 두터운 수요층이 존재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 호텔은 아직은 그런 두터운 수요층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한때 중국 관광객 특수를 염두에 두고 각 업체가 ‘붕어빵식 비즈니스 호텔’을 양산하다 보니 그만큼 선택의 폭이나 고객들의 경험이 적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오히려 부티크호텔 사업자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고 기존 전통적 호텔을 자루하게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때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하고 개성 있는 부티크호텔이 속속 오픈하면 전망은 밝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데일리호텔이 꼽은 럭셔리 부티크호텔
사우스케이프 리니어 1위, 라이즈도 순위 '라이즈'
호텔 전문앱 ‘데일리호텔’은 단순히 좋은 디자인을 넘어 특별한 경험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곳을 하이엔드 럭셔리 부티크 호텔로 정의하고 입점 호텔의 순위를 매겨봤다.

현재까지 누적 사용자 약 170만건을 바탕으로 직접 경험한 고객이 남긴 '트루리뷰' 데이터가 기준이다.


1위가 사우스케이프 리니어 스위트호텔을 차지했고 이어 제주 핀크스 포도호텔, 베이힐 풀 & 빌라, ANANTI 아난티 남해,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바이 메리어트 홍대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호텔은 판매율도 좋았다.

데일리호텔에서 전년 동기대비(2017년 1주~31주차 대비 2018년 1주~31주차) 판매량이 200% 넘게 늘었다.

특히 올해 개관한 라이즈 오토그래프 홍대를 포함해 판매율을 비교하면 전년동기 대비(2017년 1주~31주차 대비 2018년 1주~31주차) 판매량이 500% 가까이 성장했다.


데일리호텔 관계자는 “객실 수가 많은 것은 오히려 번잡할 여지가 있다고 보는 고객들이 주로 차별화된 호텔을 찾다보니 이런 결과치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1위 사우스케이프 리니어 스위트호텔
-2위 제주 핀크스 포도호텔
-3위 베이힐 풀 & 빌라
-4위 ANANTI 아난티 남해
-5위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70호 (2018.08.08~08.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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