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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못읽어 보수 참패…3선이상 용퇴등 결단 필요"
기사입력 2018-06-1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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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 지방선거 이후 ◆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노동당이 '복지 정책'과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자 보수당은 궤멸 직전의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보수당은 다시 기회를 잡았다.

'과잉 복지'로 인해 '영국병'에 빠지자 영국 국민은 보수당의 변화를 이끈 마거릿 대처를 주치의로 선택한 것이다.


1990년대에도 위기가 왔다.

노동당이 들고나온 '제3의 길'이 세계적 흐름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집권에 실패한 영국 보수당은 2010년 '젊은 보수' 데이비드 캐머런의 '따뜻한 보수'라는 가치로 집권에 성공했다.

지난 200년 동안 영국 보수당은 수차례 위기에 빠졌지만 보수당을 위기에서 건진 것은 역설적으로 '혁신'이었다.


영국 보수당의 '혁신 스토리'를 담은 책인 박지향 서울대 교수(65·사진)의 '영국 보수당'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로 위기에 빠졌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필독서였다.

결과적으로 한국당 의원들은 그 책을 읽었으나 혁신에 나서지 못했다.


박 교수는 6·13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의 패배는 보수의 몰락이 아니라 보수의 참뜻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허울뿐인 보수정당의 자멸이라고 일갈했다.

박 교수는 지방선거 이튿날인 14일 매일경제와 전화인터뷰하면서 한국당 등이 "'적폐' 이미지를 씻으려면 3선 이상 의원들 모두 물러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때 '멍청한 당'으로 불렸던 영국 보수당도 시대 정신에 맞지 않는 적폐 세력을 쇄신하며 비로소 살아남을 수 있었다.

보수 진영이 부패한 기득권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변하는 시대상에 걸맞은 보수의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하며 "영국 보수당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보수당이 대중들의 지지를 받으며 장기 집권할 수 있었던 비결로 박 교수는 5가지를 제시했다.

결속과 충성심,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처, 통치에 적합한 당이란 인식, 조직과 선전, 국민의 당으로서 역할 등이다.


박 교수는 "현재 국민은 우리나라 보수정당이 통치에 적합한 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선 보수정당은 적폐라는 프레임이 정확하게 먹혔다"며 "몰락의 길을 걷지 않으려면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박 교수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들이 도대체 언제적 이들이냐"며 "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나 선거를 지휘한 지도부뿐만 아니라 3~4선 이상 국회의원들이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젊은 피 수혈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영국 노동당도 토니 블레어라는 40대 기수가 1995년 당수가 되면서 민심을 읽어내지 못했던 노동당을 살려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과거 마거릿 대처는 전통적으로 보수 지역이 강세를 보이는 선거구에 젊은 정치인을 등장시키고 여러 번 당선된 의원은 험지로 보낸다는 원칙이 있었다"며 "반면 이번 보수정당은 도리어 험지에 젊은 정치인을 보내고 상대적으로 이기기 용이한 곳에 기존 정치인들이 포진했다"고 쓴소리했다.


이번 선거에 앞서 보수정당이 인력난을 자초했다는 점을 지적한 박 교수는 "과감한 결단"이 있어야 젊은 세력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과거 영국 보수당은 엘리트 정당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시대 변화에 걸맞은 보수의 가치를 새롭게 제시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보수정당은 여전히 '종북' 프레임에 빠져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박 교수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는 시점인 만큼 이제 종북 프레임은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교수는 또한 "보수가 불평등 그 자체를 추구해선 안 된다"며 "현 정부의 경제 정책 허점을 지적하면서 그게 왜 빈부 격차를 악화시키는지 논리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오두막이 행복해야 궁전도 안전하다"는 벤저민 디즈레일리(1804~1881)의 명언을 예시했다.

차세대 보수는 '공정한 불평등'과 '빈부격차 축소'를 핵심 가치로 꼽을 필요가 있다고 그는 봤다.

최근 '20·30세대'는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자원을 배분하는 것보다 공정한 경쟁을 하되 결과에 따라 성과를 다르게 받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서울대 문리과대학 서양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뉴욕주립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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