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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재건프로젝트 마중물…韓中日 주도 다국적펀드 급부상
기사입력 2018-06-1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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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北정상회담 이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비핵화가 궁극적으로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향후 정부의 대북 지원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국내법상 대북 제재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운신의 폭이 좁다는 점에서 한국·일본·중국 정부가 주도해 '북한 재건 펀드(가칭)'를 만들어 북한 경제 개발을 돕는 방식이 급부상하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된 이후 '당근'으로 제시될 대북 지원 방안으로 '이라크 재건 펀드' 방식과 세계은행(WB)·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개발은행 프로젝트 방식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당초 부각됐던 국제개발은행을 통한 대규모 북한 프로젝트 추진은 최근 미국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방식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미국 국내법상 15개나 되는 대북 제재를 풀려면 의회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상황이 녹록지 않은 셈이다.

특히 국제개발은행의 북한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서는 북한의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미국의 4개 국내법이 북한의 국제기구 가입을 막고 있고, 이 가운데 대외원조법과 브레턴우즈협정법은 북한이 공산주의 국가라는 이유로 가입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확실하게 개혁개방을 표방하지 않는 이상 미국 의회가 자국 국내법상 대북 제재를 풀어주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IMF 회원국이 되지 못해도 소규모 지원은 받을 수 있다.

세계은행 같은 일부 국제개발은행은 이사회 승인 등을 통해 비회원국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기초통계조사, 경제·산업 전략 수립 등 기술 지원에 한정돼 북한이 원하는 경제개발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에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북한 지원에 관심이 많은 국가들이 참여하는 다국가 펀드 설립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일본에서 열린 닛케이국제콘퍼런스에서 "향후 북한에 대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 국제사회가 다국가 간 펀드를 조성해 북한을 지원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며 "이라크 재건 펀드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재건 펀드 방식은 이미 미국 정부와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예방을 받은 뒤 기자들의 질문에 "원조는 이웃 국가인 한국, 중국, 일본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재건 펀드를 본떠 만들 '북한 재건 펀드'는 설립 자체에 제한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유엔이나 미국 제재가 풀리기 전에도 만들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IMF에 가입해야 국제개발은행 지원을 받는다는 것과 같은 전제 조건이 없기 때문에 참여국이 합의만 하면 이라크 재건 펀드 같은 북한 지원 펀드를 설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지원 펀드의 모델이 될 이라크 재건 펀드는 2003년 전후 이라크 경제 재건을 위해 세계은행과 유엔 주도로 만든 이라크재건신탁기금(IRFFI)을 뜻한다.

한국을 포함한 25개국이 18억5000만달러를 지원했다.

북한 지원 펀드는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한·중·일이 주도하면서 프랑스·독일 등 선진국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10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994년 미·북 간 제네바 합의로 시작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북 경수로 지원 당시 전체 사업비 46억달러 가운데 한국 70%, 일본 22% 등 한일 양국이 대부분 비용을 분담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 개발 지원에 대한 강력한 의사를 내비치고 있고, 일본도 북한과 수교에 앞서 대규모 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현재 분담률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일본이 아직 북한에 식민지배 배상을 하지 않아 일본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학계에서는 일본이 북한에 줄 식민지배 배상금이 100억~300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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