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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의무 아닌데 선제적 직고용…노조활동도 보장
기사입력 2018-04-1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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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서비스센터 8천명 직고용 ◆
최우수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오른쪽)가 17일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과 합의서에 서명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전자]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사 직원 8000여 명을 본사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하면서 삼성그룹 노사 관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삼성전자가 판매한 스마트폰 노트북컴퓨터 TV 등 각종 전자제품 수리와 서비스를 맡고 있는 회사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삼성전자 내 서비스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됐다.

현재 임직원은 약 1200명으로 전국에 185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서비스 문의가 들어왔을 때 고객을 찾아가는 수리기사는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이 아니라 대부분 협력업체 90여 곳에 속한 약 8000명의 직원이다.

이들은 삼성전자서비스의 위탁을 받아 고객 서비스를 맡고 있다.

LG전자 등 다른 전자회사들도 수리·서비스는 본사에서 직접 하지 않고 주로 협력사에 위탁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의 노조인 금속노조 산하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업무 위탁을 한 삼성전자서비스가 열악한 협력사를 대신해 직원들 처우 개선에 나서줄 것을 줄곧 요구해왔다.

협력사 직원들은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직접 업무 지시를 받고 있으니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이라는 취지의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월 협력사 직원들에게 패소 결정을 내리고, 삼성전자서비스의 손을 들어줬다.


이 같은 법원 판결에도 삼성전자서비스가 이날 금속노조 지회와 직접 고용에 전격 합의한 것은 협력사 처우 개선을 본사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무엇보다 본사가 협력사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점이 파격적이다.


통상 대기업이 협력사 직원이나 비정규직 직원을 직접 고용할 때는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본사에서 직접 고용할 경우 기존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비용 부담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공항공사 등은 협력업체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과정에서 본사 직원들과 이견이 생기면서 자회사를 설립해 고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자회사가 아닌 본사 직접 고용을 선택하면서 삼성전자의 제품 서비스는 모두 삼성전자서비스 정규직 직원들이 맡게 된다.

직접고용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는 직원이 1만명에 육박하는 대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직접고용에 따른 세부 내용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협력사 대표, 임직원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협력사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하고 신분이 불안정했지만 대기업에 직접 고용되면 일자리가 안정돼 서비스도 좋아지고, 고객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협력업체 대표 90여 명에 대해서는 향후 협상을 거쳐 삼성전자서비스의 임원·팀장급으로 채용하거나 현금 보상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난제에도 본사 직접 고용을 하는 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 사회에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문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태 상고심이 진행되는 상황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금속노조 지회와 전격 합의문을 내놓으면서 삼성그룹 내 노사관계 기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서비스가 90여 개 협력사 직원 8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이 발표된 17일 서울 중구 소재 삼성전자서비스 을지로휴대폰센터에서 한 직원이 고객을 안내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현재 삼성그룹 내에는 삼성물산 웰스토리 에스원 등에 노조가 있다.

하지만 이번 직접 고용에 따라 협력사 직원들로 구성된 노조가 정식으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로 전환되면 삼성그룹 내 최대 규모 노조가 된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서비스 사측이 이날 '합법적인 노조 활동 보장'과 '상생의 노사관계'를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삼성그룹 계열사 내 노조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엄청난 비용부담을 감수하고 8000명 직접 고용 카드를 빼든 것은 그만큼 삼성그룹을 둘러싼 사회적 압박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실적이 좋은 당장은 문제없을지 몰라도 향후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 등의 리스크 요인이 불거질 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한데,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외부 요인이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 등 여러 부처와 금융당국까지 나서 삼성그룹을 타깃으로 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고, 노조와해 문건까지 수사 중이라 삼성그룹 경영진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사회적 기여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며 "파격적인 직접 고용에는 이런 분위기가 일정 부분 작용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황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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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에스원 #삼성물산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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