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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 기술통제·환율압박…무역전쟁 전선 넓히는 트럼프
기사입력 2018-04-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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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인 ZTE와 미국 기업의 거래 금지를 명령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무역흑자를 늘리기 위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는 움직임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이 관세폭탄에 이어 기술, 환율 문제까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서면서 G2 간 무역전쟁이 관세에서 기술, 환율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미국 상무부는 16일(현지시간) 북한, 이란과 불법 거래를 하고 미국 정부에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시스템 제조업체인 ZTE에 대해 향후 7년간 미국 기업들과 부품 거래를 중단하는 제재안을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북한과 이란에 미국의 기술을 이전한 것을 문제 삼았지만 이면은 중국이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ZTE는 관련 임직원을 질책하는 대신 보상함으로써 상무부를 오도했다"며 "이런 끔찍한 행위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ZTE는 중국 선전에 설립된 세계 4위 통신장비업체로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부품 25∼30%를 미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BS는 ZTE가 지난해 미국 기업에서 15억∼16억달러 상당의 반도체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동맹국인 영국도 이날 자국 이동통신업자들에 ZTE 장비 이용을 중단할 것을 경고했다.

영국 사이버보안당국은 중국 정부가 영국 통신 인프라스트럭처에 침투해 이를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대한 미국 상무부의 제재가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ZTE는 미국 기업에서 수입한 제품으로 통신장비를 만드는 업체이므로 미국에서 부품을 구매하지 못하면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는 ZTE가 단순히 미국 부품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미국 기술을 강제 이전해 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외국 기술기업 통제 정책을 문제 삼아 세 번째 무역 보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WSJ 등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서비스를 제한하는 중국의 규제와 관련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미국 기업들 불만을 수렴하는 등 조사에 착수했다.

구체적인 보복 조치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제한하거나 중국 기업 알리바바의 미국 내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을 막는 방안이 채택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이 구체적으로 문제 삼는 부분은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IT 기업들이 중국에서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국은 해외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하기 위해서는 현지 기업과 합작회사를 세우고 합작 파트너에 기술이전을 강제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 알리바바는 아무런 제한 없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 상호 호혜주의에 어긋난다는 것이 미국 측 주장이다.


미국 행정부에 이어 의회도 중국의 기술굴기 견제에 나섰다.

중국 자본이 미국의 첨단기술·안보 관련 기업에 투자할 경우 투자 허가 요건을 지금보다 크게 강화함으로써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핵심 기술 유출을 막는 내용을 담은 법안 심의에 착수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미국 내 투자를 허가해주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조사할 수 있는 대상과 범위를 현행보다 크게 넓히고 CFIUS 규제 권한도 강화하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3일 USTR가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1333개 고율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선정한 것과 연장선상에 있다.


환율 역시 미국의 중요한 중국 압박 수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자국 통화 평가절하를 이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수출 가격경쟁력을 높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다.

경제·금융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전일 대비 0.4% 떨어진 89.46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ZTE 제재에 대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17일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다.

상무부는 미국산 수수의 덤핑 행위가 중국 내 관련 사업에 실질적인 피해를 끼친다면서 18일부터 보증금을 내는 방식의 예비 반덤핑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이에 미국산 수수 수입업자들은 덤핑 마진에 따라 최대 178.6%까지 보증금을 내야 한다.


중국의 중요한 미국 압박 수단인 미국 국채와 관련해 중국은 미국 국채 매입량을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재무부는 17일 중국이 지난 2월 미국 국채 보유량을 85억달러 늘려 총 보유 규모가 1조180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월간 순매입 규모는 최근 6개월래 최대다.


중국이 미국 국채 매각을 서두르지 않는 것은 미국 국채 매각의 양면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투매해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 미국 내 금리가 오르고 미국 기업과 개인의 경제심리가 위축될 수 있지만 이는 중국에도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미국 내수 위축은 중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미국 국채 매각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은 대규모 달러화 자산을 들고 있는 중국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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