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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흡연실과 리프레시룸 그리고 업의 개념
기사입력 2018-03-1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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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일본을 방문했다.

어느 건물 지하에 '리프레시(refresh)룸'이라고 적힌 방이 있었다.

다름 아닌 '흡연실'이었다.

흡연실 업의 본질은 담배를 피우는 공간이다.

반면 리프레시룸은 생기와 활력을 되찾게 해주겠다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흡연실 담당자는 재떨이만 제공하면 충분하다.

반면 리프레시룸은 어떻게 해야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향기, 음악, 조명, 안마의자 등 다양한 상상을 한다.

리프레시룸이라는 '업의 개념'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게 될 것이다.


#2 세계적인 조향사 크리스토프 로다미엘은 자신을 '조향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신 공기 입자에 감성을 입히는 '향기 작곡가'라고 다시 정의했다.

그 후 그는 매우 창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2009년 뉴욕 구겐하임 박물관에서 세계 최초로 '향기 오페라'를 열었고, 매년 다양한 주제로 후각아트 전시회를 연다.

그는 "공포나 슬픔을 표현한 향수는 팔 수 없지만, 냄새로 그 시대의 기억을 되살리고 감정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냄새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자폐아동 치료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향기 작곡가'라는 업의 개념은 그를 새로운 고객가치를 파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3 무지(MUJI)라는 브랜드로 세계적인 기업이 된 무인양품 업의 본질은 'PB(Private Brand)업'이다.

싼 게 비지떡이 아닐까 의심하는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유 있게 싸다'를 추구한다.

불필요한 것들 빼고, 광고비용 빼고, 포장비용 빼고, 본질만 남기는 것이 전략이고 가치다.

무지가 선택한 업의 개념은 'simple & emptiness'. 무엇이든 손대면 단순해지고 본질만 남는다.

그래서 이제는 안 파는 것이 없다.

심지어는 주택까지. '이유 있게 싸다'는 업의 개념은 혁신적인 고객가치를 파는 기업을 만들었다.


#4 국가의 정책에도 추구하는 가치를 담은 업의 개념이 있다.

개화기 일본은 1857년 미국에 의해 원하지 않는 개항을 한 이후 왕을 높이고, 오랑캐를 배척한다는 '존왕양이(尊王攘夷)' 운동을 했다.

하지만 서구의 힘과 기술이 자신들에 비해 우수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쇄국정책을 버리고 서양문물을 적극 받아들이는 '화혼양재(和魂洋才)'로 전환한다.

일본의 정신에 서양의 기술을 더하겠다는 새로운 업의 개념은 일본을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만들었다.


#5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희범 조직위원장과 직원들, 선수와 지도자들, 자원봉사자들, 강원도민, 후원기업들의 노력이 균형 있게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평화올림픽'이라는 업의 개념이 눈부셨다.

'평양올림픽'이 아니냐는 반대와 견제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참여시켜 살얼음 같던 남북관계를 풀었다.

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예정되는 등 대화 국면이 열리게 됐다.

야당도 정부의 정책에 지지와 환영의 입장을 보냈다.

바라보는 국민들도 정치가 모처럼 진영논리를 벗어나 국가와 국민을 바라보는 것 같아 기뻐하고 있다.


#6 세상에는 두 가지 사람이 있다.

업의 본질만을 말하는 사람과 업의 개념까지를 말하는 사람. 줄이자면 개념이 있는 사람과 개념이 없는 사람이다.

이 두 사람이 만드는 결과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아주 짧은 한마디로 압축된 가치를 담고 있는 업의 개념이 있으면 사람들의 가슴속에 잠자고 있던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성을 북돋우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비상이다.

정부의 효율은 떨어지고, 돌볼 국민들은 많다.

그러다 보니 기업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 기업가들의 마음이 답답하다.

작은 역량으로 역경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하나뿐이다.

나와 우리 조직에 창조적인 업의 개념을 정해야 한다.

지금 당신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려는 가치는 무엇인가. 남다른 한마디가 있는가.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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