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勞편향·反기업·규제…`일자리 파괴 3종세트` 버려야 기업이 뛴다
기사입력 2018-03-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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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약무효 청년일자리 (中) / 역주행하는 일자리정책 ◆
청년실업 문제가 계속 악화되는 가운데 서울 시내 대학교에서 한 학생이 기업체 채용 공고가 붙어 있는 게시판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한주형 기자]

부산에서 자동차 전장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대표 A씨(65)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을 접었다.

직원 40여 명 중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사람은 극소수였지만 이들 임금을 올리자 다른 직원들도 임금을 인상해 달라고 거세게 요구해 전체적으로 임금이 다 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상당한 수준인데 여기에 근로시간 단축까지 시행되면 신규 채용은커녕 기존 직원들마저도 내보내야 할 지경"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있지만 정작 청년 취업자 수는 지난해 5월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감소하면서 일자리 정책이 역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일자리를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기업의 고용 환경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 반기업, 규제 등 3대 정책 방향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주요 걸림돌인 것으로 제시됐다.


우선 청년 고용이 문재인 정부 들어 악화됐다.

지난해 6월 청년(15~29세)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 감소한 뒤 지금까지 올해 1월을 제외하고 매월 감소세를 유지했다.

올해 청년 고용 전망은 작년보다 흐리다.

잡코리아가 500대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확정된 신입직 채용 규모가 262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일 기업 채용 규모보다 7.3% 감소한 수준이다.


정부가 일자리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지만 청년 취업자를 늘리는 데 실패한 이유는 무엇보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화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친노동 정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 정책들이 모두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늘려 추가 고용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김대일 서울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국내 연구 결과 대부분 고용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발표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효과 관련 논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되면 고용은 51만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연간 12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26만6000명 정도 인력 부족이 예상되고 이를 추가 고용으로 메우면 현금 급여 등 직접 노동비용이 9조4000억원, 교육훈련비 등 간접 노동비용이 2조7000억원 들 것으로 추정됐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발생하는 추가 인건비는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가 최근 연간 66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해외로 나가면 국내 고용이 더욱 위축된다는 점이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이번에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으로 기업들 임금 부담이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1987년 민주화 이후 1988년부터 6년 동안 임금이 20%씩 올라가면서 우리 기업들의 해외 탈출 러시가 시작됐는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문제는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체인 민간 기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펼치기보다 오히려 위축시키는 반기업 정책을 단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2%→25%), 재계와 소통 단절, 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 등의 대기업 감시 강화 등이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올해 법인세 인상 등 추가로 부담해야 할 세금만 3조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가 기업을 일자리 창출의 파트너로 인식하기보다는 일자리 재정 지원 사업을 위한 세수 확보 대상으로 여긴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효과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10대 그룹 인사 담당자는 "정부가 법인세를 많이 걷어서 중소기업 일자리를 지원하지만 이는 양질의 일자리, 즉 대기업 고용을 막고 중소기업 인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와 정부가 지원하려는 일자리 간 미스매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강조하는 '공정 경쟁' 정책도 기업의 적극적인 고용을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다.

공정위, 검찰, 국세청 등이 적폐 청산과 주요 대기업집단에 대한 감시 강화 등 적극적인 규제책을 먼저 내세우면서 경쟁보다는 공정에만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취임 때부터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 '재벌의 자발적 노력'을 강조하면서 시장의 자율적 움직임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공정위가 '자발적 노력'에 대해 주기적으로 평가를 내리는 데다 여당을 중심으로 지주회사 요건 강화, 일감 몰아주기 규제 확대, 주식처분명령제 도입 등 기업 규제 법안이 국회에 올라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그룹사 관계자는 "포지티브 캠페인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 의지를 강하게 느끼고 있다"며 "'재벌을 혼내주고 왔다'던 김 위원장 말이 실수가 아닌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의 투자와 고용 환경을 개선해야 되고, 이를 위해선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 완화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규제 샌드박스'(특정 분야 규제 면제·유예) 도입을 위한 4법 입법을 추진해왔지만 이달에야 국회에 발의됐다.

이 4법의 본회의 통과 여부는 여야 간 의견 대립으로 불투명한 상태다.

아울러 자동차 등 공유경제, 원격의료 도입을 위해 기득권 세력의 지대추구 행태를 해소하는 입법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거의 손대지 못하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득권 세력을 자극하는 일을 최대한 피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일명 김영란법으로 인해 요식업, 화훼업 등 직격탄을 맞은 업종은 청년 일자리가 위축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민간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기업 활력 높이는 정책들, 예컨대 규제 합리화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원섭 기자 /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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