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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업이 곧 안보…5G기술 해외에 못팔아"
기사입력 2018-03-1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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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의 美퀄컴 인수시도 트럼프 행정명령으로 막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폭탄을 터뜨린 데 이어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인수·합병(M&A)까지 무산시켜 도를 넘은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퍼스트'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은 이번에 5세대(G)와 반도체 핵심기술을 국가 인프라로 규정하고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기업이 외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았다.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에 대한 싱가포르 회사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을 거부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가 미국 국가 안보를 손상시킬 수 있는 위협이 된다는 판단을 했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증거(credible evidence)가 있다.

두 회사는 즉각적이고 영원하게 인수·합병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과 동등한 다른 어떠한 인수 또는 합병 제안도 마찬가지로 금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로드컴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아바고테크놀로지스가 2015년 인수한 후 급성장했다.

주요 주주는 말레이시아계 미국인인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와 케네스 하오 실버레이크 대표, 캐피털 월드 인베스터 등으로 화교 자본이 배경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로드컴은 지난해 11월 퀄컴에 1030억달러(약 109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을 제안했다.

퀄컴이 "회사 가치를 낮게 평가했다"며 거부하자 지난 2월에는 인수가격을 1210억달러(약 131조원)로 인상하고 퀄컴의 부채 250억달러도 떠안기로 하는 파격적인 최종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의지는 강했다.

탄 CEO는 행정명령이 나오기 하루 전날에도 미 워싱턴DC 국방부(펜타곤)를 방문해 퀄컴을 인수하더라도 퀄컴의 연구개발(R&D)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미국의 국가 안보도 해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본사를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도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미 행정부의 '반(反)브로드컴' 분위기를 꺾을 수는 없었다.

외국 투자자의 미국 기업 인수를 점검하는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판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 결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CFIUS는 다음달 개최될 예정이었던 퀄컴의 주주총회에 대해 30일 연기를 명령하면서 이번 딜에 직접 개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CFIUS의 반대를 근거로 인수·합병을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중국 캐니언브리지캐피털의 미 래티스 반도체 인수를 저지했으며 지난 2월에는 중국 신옌자산투자의 미 반도체 장비 회사 엑세라 인수도 막은 바 있다.


외신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퀄컴 매각 저지를 5G 이동통신 기술 때문으로 분석했다.

즉, 5G 기술을 단순히 통신 기술이 아니라 군사 안보와 직결된 인프라로 규정한 것이다.

퀄컴은 미국 내 가장 많은 168건의 5G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5G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미 정부는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게 되면 퀄컴이 보유한 5G 기술을 외국 기업, 특히 중국계 기업에 내주게 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로드컴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화교 자본을 배경에 두고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인수하는 기업마다 30%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불필요한 연구개발 지출을 줄여 실적을 빠르게 개선시켜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이 같은 과거 때문에 업계에서는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면 퀄컴의 5G 관련 연구개발 사업을 손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5G 관련 특허는 중국의 화웨이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한 이후에는 퀄컴의 5G 경쟁력 약화를 자초해 화웨이의 5G 글로벌 시장 지배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행정명령은 관세폭탄으로 보호무역의 장벽을 높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기업 인수·합병 분야에서도 미국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금을 들고 있는 외국 기업의 미국 내 유입을 독려하고 세금을 대폭 감면하는 등 룰을 미국 이익 중심으로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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