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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 이어 車공장 철수 요구…도 넘은 `아메리카 퍼스트`
기사입력 2018-02-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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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또 韓에 직격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도를 넘은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여파로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보호무역을 내세우면서 시장 개방을 압박한 데 이어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에 관세폭탄을 퍼붓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급기야 한국에 진출한 기업까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14일 미국 외신과 한국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국GM의 생산중단과 이전을 얘기하는 것부터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다.

한국에 진출한 개별 기업의 의사결정을 놓고 미국 대통령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압박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GM이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것"이라고 발언함으로써 GM이 모든 한국 공장의 미국 철수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낮추는 대대적인 감세안을 발표한 이후 애플 등 거대 기업이 미국으로 돌아오거나 투자를 늘리겠다는 발표를 할 때마다 각종 발언을 통해 기업의 귀환은 자신의 치적이라고 자화자찬을 해왔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미국 기업은 물론 향후 미국에 수출하는 주요 한국 기업들까지 압박해 새 공장을 미국에 짓도록 종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일자리와 투자를 강압적으로 유치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다.


대외무역에서도 압박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을 타깃으로 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한국에 대한 무역압박의 시작을 알렸다.

조만간 철강제품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도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자신이 실시한 감세개혁의 효과를 선전하기 위해 해외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의 '유턴'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타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FTA를 비난하는 것은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을 한국 등 교역 상대국에 돌림으로써 무역과 관련한 정치적 비판을 피해가기 위해서다.

따라서 오는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까지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상대국에 대한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만만한 상대는 한국이다.

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FTA가 타깃이다.

NAFTA는 인접국가인 캐나다 멕시코와의 협정이어서 현실적으로 폐기가 어렵기 때문에 한미 FTA를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적지 않다.

지금과 같은 무역압박이 당장은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은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상대국의 보복조치가 있을 경우에는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집중적인 무역압박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이 섞여 있다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이 최대의 압박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남북대화 대북지원 등으로 희석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에 대해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 협조하지 않을 때마다 반덤핑 관세 부과, 세이프가드 발동 등 무역압박으로 경고를 보낸 바 있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발언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FTA 폐기를 검토하겠다는 발언으로 한국 정부를 놀라게 했으나 한국 정부는 진행 중인 한미 FTA 재협상을 기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처리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미 FTA 폐기와 관련해) 미국 측에서 별도로 통보받은 것은 없다"며 "현재로서 개정협상 일정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참고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NAFTA 폐기도 언급했었다"며 "(폐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발언한 것이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재협상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자동차산업 내 경직적인 노동시장과 낮은 생산성도 문제이지만 GM 본사의 먹튀성 '돈 빼가기'에 대한 국내 여론도 심상치 않다.

전형적인 다국적기업의 '먹튀 전략'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연관 고용 인력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GM이 손쉽게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높은 원가율이다.

한국GM의 2014~2016년 평균 원가율은 93.8%에 이른다.

2013년 86.7%이던 것이 2014년 91.9%로 껑충 뛴 뒤 90%대를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GM처럼 똑같이 외국 기업이 대주주인 르노삼성만 해도 2016년 원가율이 80%에 불과하다.

연구개발비 등을 한국GM에 과다하게 부과해 GM 본사가 이익을 빼가는 구조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영업했으면 한국GM이 현재와 같은 경영부실이 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가정이다.

특히 이는 GM 본사가 부품 등 원재료를 한국GM에 비싸게 넘기고 반대로 한국GM이 생산한 차량을 싸게 사가는 '이전가격' 논란으로도 이어진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이승훈 기자 /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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