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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참치회 먹고 0.0051 비트코인 바로 결제
기사입력 2018-01-1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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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뉴스 / 가상화폐가 '세종대왕' 대신할까…서울·경기 결제가능 점포 가보니 ◆
지난 주말 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 2100만원까지 상승했다.

등락 폭은 있지만 규제 발표로 움츠러들었던 가상화폐 열기가 다시 살아난 모양새다.

그동안의 가상화폐 열풍에 힘입어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 상인은 정부의 최근 가상화폐 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서울의 대표적 대학가인 신촌역 일대 카레전문점 '거북이의 주방' 주인 김 모씨(30)는 "애당초 가상화폐 결제 손님이 아주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변화를 느낄 정도는 아니다"며 "지난해 6월 500만원에 달했던 비트코인이 2000만원을 넘어서면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던 손님이 일주일에 한 팀 정도 줄어든 추세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정부의 규제 불확실성에 따른 가상화폐 가치 급등락으로 손님들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어차피 비트코인을 안정적인 결제수단이라고 생각해 오는 손님은 거의 없고 대부분 신기해서 결제하러 오거나 가상화폐 동호회 사람들이 가게를 찾아 모임을 갖고 결제는 비트코인으로 하는 식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씨는 "오히려 가격이 급등락해 시세차익을 얻는 사람들이 생기면 신나서 더 우리 가게를 많이 찾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가상화폐로 계산할 수 있는 경기도 고양시 소재 '미다미 참치' 에 들렀다.


참치회 한 접시를 먹고 10만원이라고 적힌 계산서를 내밀자 주인 손 모씨(40)는 가상화폐 거래소 앱을 켠다.

고객의 가상화폐 잔액에서 10만원어치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0.0051을 보내자 계산이 완료됐다.

손씨는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가치를 믿고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인 만큼 최근에는 가상화폐로 결제하면 술 한 병을 주는 이벤트도 벌였다"고 말했다.


현재 비트코인을 받는 방식은 일종의 계좌이체 방식이다.

스마트폰에서 비트코인 간편결제 앱을 켜고 상점 카운터에 비치된 QR코드를 인식시켜 입금 주소를 확인한 뒤 송금할 금액을 입력한다.

최근에는 휴대폰 번호만 입력하면 문자메시지로 URL을 보내 가상화폐로 결제하는 방식도 쓰인다.

아직은 가상화폐 거래소와 시범 서비스를 연동한 곳들만 가능하며 전체 10여 곳 정도다.


최근에는 가상화폐 기반 직불카드도 국내에 도입됐다.

직불카드는 편의점, 동네 식당 등 신용카드 가맹점이면 전국 어디서나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확장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을 실시간 시세에 맞춰 현금화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말 텐엑스를 시작으로 센트라, 모나코 등이 연달아 나왔다.

이 중 텐엑스는 유럽과 싱가포르에서만 현재 사용 가능하며 센트라 카드는 국내에서도 신청해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센트라 카드를 이용해 편의점에서 결제해보니, 일반 카드를 사용하는 것과 거래 절차나 속도에 차이가 전혀 없었다.

다만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20~30% 이상 비싸기 때문에 그만큼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반대로 해외 여행객은 해외거래소에서 산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면 20% 이상 할인받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상화폐 방식의 직불카드는 별도의 중계 은행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송금 수수료나 해외 결제 수수료를 따로 지불할 필요가 없다.

자체 발급한 신규 가상화폐를 리워드 형태로 지급하는 독특한 포인트 혜택도 쏠쏠하다.

향후 거래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화폐 가치가 올라가 비트코인처럼 결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한도가 높지 않고 시스템 안정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유의가 필요하다.


물론 가상화폐가 실물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는 많다.

과대평가된 가상화폐에 투자금이 몰렸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현상을 몇 차례 목격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에도 실물 결제에서 유용하게 쓰인다는 소문이 돈 가상화폐 시빅이 상장된 순간 코인 가격은 180만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실체가 없다는 평가가 쏟아지자 1500원으로 가치가 대폭락했다.

매도세가 몰리자 서버까지 다운돼 피해 규모는 더욱 컸다.

수백만 원 손실을 본 손 모씨(30)는 "말도 안되는 가치 폭락이 해당 가상화폐 제작자가 문제인지, 거래소가 의도적으로 장난을 친 것인지 알 수조차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실물화폐를 대체하는 날이 오게 될지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는다.

경제학 전문가들은 '일부의 대안화폐'로 가상화폐의 미래를 예상했다.

안태식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가상화폐가 실물화폐를 대체하기보다는 가상화폐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실물통화처럼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예컨대 각종 온라인 게임상의 가상현실에서 수백, 수천만 원대를 호가하는 아이템이 거래되듯이 가상화폐 역시 그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 안에서 시장을 형성하고 유통돼도 이상할 게 없다"고 분석했다.

김정연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가상화폐는 투기적 수요에 취약해 고위험군 금융투자 자산으로 분류하는 게 적절하다"면서도 "가상화폐가 향후 가격 변동성 문제를 자생적으로 해결해야 비로소 대안화폐로서 기능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다수 정보기술(IT) 전문가들도 가상화폐가 실물화폐를 대체하긴 어렵다는 점에서는 경제학자들과 큰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일부 대안화폐'보다는 블록체인 사회 기저에 깔리는 '시스템 화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화 한국 블록체인협회 준비위 대표는 "가상화폐는 결제 시스템의 혁명이지 화폐의 혁명은 아니다"면서 "화폐 대체에 집중하고 실망하는 건 '달이 아닌 손가락을 보는 격'"이라고 말했다.


[오찬종 기자 / 양연호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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