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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징벌적 손배제` 거센 바람…소송 만능주의 우려
기사입력 2017-09-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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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증하는 기업 법률리스크 / 與, 보편적 집단소송제 추진 ◆
증권 분야에 제한된 현행 법에서 벗어나 보편적 집단소송제 도입을 위한 법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소송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는 일반법 형태의 법안들이다.

`피해자의 권리 구제`라는 측면에서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자칫 기업 활동을 옥죄는 규제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호영 기자]

정부와 여당이 가습기 살균제 사태,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 등을 이유로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민사제도 도입을 대거 추진하면서 '소송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 피해를 구제한다는 명분으로 무분별하게 소송을 활성화해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특히 법무조직 등을 갖춘 대기업과 달리 법적 대응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소송의 남발로 인해 도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집단소송제 도입 공약은 담합과 재판매가격유지 등 일부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와 제조물책임법, 표시광고법 등에 한정됐다.


전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발의한 공정거래 관련 집단소송제 도입 법안은 공정거래법 가운데 담합·재판매가격유지행위, 제조물책임, 부당한 표시·광고에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고 소액·다수 피해자를 유발하는 식품위생법 등에서 정하는 표시·광고 위반 행위도 집단소송 대상에 포함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만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제정과 같이 새로운 법을 만들지 않고 민사소송법에 특례조항을 넣는 형식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법률 제한을 두지 않고 집단소송제를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 경쟁적으로 나오면서 집단소송제가 훨씬 더 광범위하게 도입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집단소송제는 영미법의 관습법에 기초한 것으로 규제를 대체하는 사소제도로 꼽힌다.

정부가 소비자·투자자 등의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 미리 규제를 만들지 않아도 기업들이 소송을 피하기 위해 소비자 등과 관련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서다.


국내에서는 2005년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이 도입된 것이 최초다.

하지만 법이 제정되고 12년간 관련 소송이 9건에 그쳤고, 올해 7월 최초로 투자자가 승소 판결을 받은 사례가 나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으로 소비자 피해를 구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다수가 집단소송제를 공약했다.


문제는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과 같은 민사제도가 한 번 도입되면 행정규제와 달리 쉽사리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불공정행위, 제조물 안전 관련 규제가 만들어진 상태에서 사소제도까지 도입될 경우 기업들이 불필요한 소송에 광범위하게 노출될 수 있고, 소송 때문에 문을 닫는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집단소송제와 같이 영미법에 뿌리를 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범위와 배상 규모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말 법집행 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배상 한도를 현행 '3배 이내'에서 '3배'로 고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부 법률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됐지만 배상 한도가 최대 3배로 실제 법원 판결에서는 이보다 낮은 경우가 많아 배상액이 크지 않고 실질적 억지력도 낮다는 이유에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유통업계 불공정관행 대책을 발표하면서 "보복 같은 반사회적 의미가 있는 행위는 (손해 배상액) 배수를 올리거나 3배로 못 박는 방식으로 3배 배상제도의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잠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5월 문재인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위원회와 대규모유통업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새로 도입하고 하도급법, 가맹사업법에서도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달 발표한 유통업계 불공정관행 개선 대책에 따라 대형 유통업체의 부당감액, 부당반품, 보복행위 등 4대 불공정행위에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연내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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