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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공백 메웠지만…국가근간 바꾸는 정책들 `허술`
기사입력 2017-08-1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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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정부 100일 평가 / 17일 文정부 출범 100일 평가 ◆
"전 정부와 차별화되는 강도 높은 속도전으로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임기 5년 이상을 버틸 지속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국가 기초를 흔들 정책들이 급조되고 있다.

"
탄핵 정국의 긴 터널을 뚫고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문재인정부 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의 특성상 국정 비전과 청사진을 내놓게 되는 첫 100일은 역대 정권을 통틀어 향후 5년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늠자로 여겨져 왔다.

문재인정부의 첫 100일도 긴박하게 돌아갔다.


일단 취임 후 100일간 문 대통령이 보여준 행보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호의적이다.

70% 넘는 지지율 고공 행진이 이를 증명한다.

박근혜정부 당시 폐쇄적인 국정 운영 방식과 다른 소탈하고 탈권위적인 문 대통령의 행보는 국민 여론 지지로 이어져 막대한 국정 추진 동력을 안겨줬다.

또한 지난 정부 장차관들과 '동거 정부'가 두 달 넘게 이어지는 조건 속에서도 빠르게 국정 운영을 정상화한 동시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복구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문재인정부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실제 '소득주도 성장'을 앞세운 문재인정부는 지지율 고공 행진에 힘입어 전방위적으로 개혁 드라이브에 속도를 냈다.

특히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동시다발적으로 밀어붙였다.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탈원전 정책에 속도를 내는 한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기초연금 인상 등 보편적 복지 강화에도 지갑을 열었다.


문제는 돈이다.

대선공약 실천을 위해 필요한 178조원 마련도 버거운 상황에서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거대 정책'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초(超)고소득자와 대기업에 대한 소위 '부자증세'를 통해 5년간 27조5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지만 불어나는 재원청구서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급격한 재정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기업활력 제고, 규제 완화 등 성장 전략은 미뤄둔 채 재벌개혁이나 갑질 근절만 앞세우다보니 기업들의 '코리아 엑소더스'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부양부터 부동산 정책까지 모든 정책을 총수요 관리에 맞추려는 모습은 우려스럽다"며 "장기적인 성장 모형을 내놓지 못한 채 재정만능주의로 기울어져서는 결국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모 한국경제학회장(강원대 교수)도 "성장 전략을 비롯해 국가 미래를 위한 큰 그림보다는 특정 계층을 위한 대증요법적인 정책 발굴에만 집착한 모습"이라며 "지금이라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책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와중에 대안 없는 외교·안보 정책도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탄핵 정국에 따른 외교 공백을 신속하게 메운 점과 '달빛정책' '베를린 구상' 등을 통해 남북 문제의 주도권 확보를 시도한 점은 높이 평가된다.

하지만 북·미 간 대결 구도와 북한의 '한국 무시' 전략, 사드 배치를 놓고 중국과의 갈등이 커지는 와중에 '코리아 패싱'을 자초한 채 한반도 위기 상황만 고조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 개인에 의존하는 '원맨쇼'식 소통과 '내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인사, 전문성을 무시하는 정책결정 프로세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대로 가다간 초기 100일의 높은 지지율을 금세 까먹고, 국정 실패의 오욕을 뒤집어쓴 과거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탈권위적인 문 대통령의 모습은 한국 정치문화에 긍정적이지만 정작 외형을 넘은 실질에서 국정철학과 정책을 의회·국민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데는 소홀했다"고 평가했다.


[강계만 기자 /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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