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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인우월시위…트럼프는 흑백갈등 `기름`
기사입력 2017-08-1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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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대규모 폭력시위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애매모호한 발언이 정치권과 여론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인명 피해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직접 비판하지 않아 흑백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최소 34명이 다쳤다.

전날 밤부터 시작된 과격 시위대는 이날 최대 6000명까지로 늘어나면서 더욱 폭력적인 양상을 보였다.

시위대는 샬러츠빌 이맨시페이션 파크에 모여 나치 상징 깃발을 흔들고 '피와 영토'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 중에서 극단적 백인우월주의 단체 '큐 클럭스 클랜(KKK)' 휘장을 든 모습도 포착됐다.

미 언론들은 시위대에 극우국수주의자, 대안우파 지지자들도 섞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샬러츠빌 시의회가 이맨시페이션 파크에 있는 '남부연합 기념물' 로버트 E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항의 차원에서 벌어졌다.

리 장군은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군을 이끌었던 인물이며 남부연합 기념물은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시위대에 맞서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캠페인 단체 등 흑인 민권단체 회원들이 현장에 나와 맞불 시위를 벌였고 물리적 충돌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이때 한 시위대 그룹에 차량 1대가 돌진하면서 현장은 난장판이 됐다.

버지니아 경찰은 이 과정에서 차량 3대가 추돌했으며 이 사고로만 32세 여성 1명이 숨지고 최소 19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아울러 시위 안전을 지원하던 버지니아주 경찰 헬기가 샬러츠빌 외곽 삼림지대에 추락해 조종사 1명과 주 경찰관 1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차량 운전자인 오하이오주 출신 남성 제임스 앨릭스 필즈 주니어(20)를 검거해 그를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공공자료를 검색해보니 필즈가 작년에 공화당원으로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번 시위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최루가스를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경찰의 효율적인 집회 해산을 지원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폭력 사태가 악화할 경우 주 방위군까지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샬러츠빌은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어서 미국인들의 체감 충격이 한층 컸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시위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자제와 국민 통합을 호소했다.

그는 "여러 편에서 드러난 이 지독한 증오와 편견, 폭력을 최대한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애국심과 서로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가진 미국인으로서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사태의 책임이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있다고 지목하는 대신 '여러 편(many sides)'이라는 단어를 써 맞불 시위에 나선 반대편에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해석돼 논란을 낳았다.

이날 시위를 벌인 백인우월주의자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로 분류된다.

미 정치권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처신을 잇달아 비난했다.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의원(콜로라도)은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 우리는 악을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며 "그들은 백인우월주의자였고 이번 일은 국내 테러였다"고 일침을 가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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