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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외면한 규제…되레 일자리 창출에 毒"
기사입력 2017-08-1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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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대대적인 '유통 갑질 대책'을 쏟아낸 데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속된 내수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규제가 대거 쏟아지면 자칫 유통업 전체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새 정부의 최대 목표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유통업체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대책 중 하나는 납품업체 종업원의 인건비 분담의무 신설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인력 파견 시 인건비 분담의 경우 이로 인한 효과가 불분명할 수 있어 결국 5대5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시식이나 신상품 증정 등과 같은 판촉행위가 현실적으로 어렵거나 많이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협력회사가 필요에 의해 파견하면 대형마트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행사를 진행했지만 이제는 행사를 통해 부담하는 비용 대비 유통회사가 얻는 이익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샴푸의 경우 애경, LG, 아모레퍼시픽 등 여러 업체가 입점해 있는데 한 회사에서 판촉 행사를 하면 그 상품 매출은 증가하겠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회사 제품 매출은 줄어들어 유통회사 입장에서는 전체적으로 이익이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굳이 비용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행사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예상이 현실화한다면 제조업체들은 당장 인건비 부담을 조금 줄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제품 홍보 기회가 줄어들 뿐 아니라 파견직원들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규 출점의 경우 이미 지역상권의 반발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규제까지 대폭 강화되면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신규 매장 개설 포기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또한 공정위가 내년 집중점검 대상으로 TV홈쇼핑과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선정하면서 관련 업계의 긴장감도 높이지고 있다.

SSM에 대한 공정위의 점검은 이번이 처음이며, 공정위는 TV홈쇼핑에 대해서는 2015년 불공정행위를 조사해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공정위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관리·감시를 받는다"며 "규제 기관이 많고 조사 빈도도 잦아서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 전문가는 "이번 대책을 보면 정작 중요한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익은 논외로 한 채 대형 유통업체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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