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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판다 외교` 불편한 진실 명분도 실리도 모두 챙기네
기사입력 2017-07-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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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41] "정말 사랑스럽네요(They are adorable)."
지난 5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베를린 동물원에서 열린 판다 입주 기념행사에 참석해 한 말이다.

눈길 한번 안 주고 죽순을 뜯어먹는 판다 멍멍(4)과 자오칭(7)을 보며 메르켈 총리는 "어머" "귀엽다" "사랑스럽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독일은 평소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인권과 통상 문제 등을 자주 언급해 양국은 다소 껄끄러운 사이다.

하지만 이날 판다의 '재롱' 덕분에 두 정상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다.

중국의 국보(國寶)인 판다가 외교 사절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를린 동물원에 입주한 판다를 보며 환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과거부터 이웃 국가들과 협력 증진을 위해 '판다 외교'를 펼쳐왔다.

중국의 역대 국가주석 중에서 판다를 가장 잘 활용하는 게 바로 시진핑이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013년 3월 집권한 시 주석은 유럽과 아시아를 타깃으로 판다 외교에 굉장히 적극적인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이 국빈 방문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판다들이 따라다닌다.

지난 4월 핀란드를 방문했을 때는 물론 5월 덴마크를 찾았을 때 시 주석은 각 나라에 한 쌍의 판다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중국은 핀란드와 덴마크에 판다를 주는 대가로 북극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협상에서 중국에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는 데 판다의 역할이 생각보다 크다"며 "시 주석의 핵심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를 추진하는 데도 판다가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더니 중국의 판다가 진짜 그렇다.

독일은 이번에 판다 두 마리를 위해 무려 1000만유로(127억원)를 들여 5500㎡ 크기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또 15년간 매년 중국에 100만달러(약 11억원)의 야생동물보호자금을 지불해야 한다.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 시민들이 판다를 볼 수 있으니 기쁠 것"이라고 반겼지만 '특별한 동물'을 모셔오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한 셈이다.


중국의 '판다 외교'는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제1단계는 1949년부터 1971년. 중국은 당시 동맹국이던 소비에트연방에 1마리를 줬고 '혈맹' 관계로 불린 북한에는 무려 6마리를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선물했다.

또 1958년 호주를 경유해 영국 런던에 판다 1마리가 판매됐다.


제2단계인 1972~1983년은 판다 외교의 '전성기'에 해당된다.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는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엄혹한 냉전 중에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은 워싱턴 국립동물원에 두는 목적으로 판다 두 마리를 선물했다.

이후 중국은 일본에 4마리, 프랑스 영국 멕시코 스페인 서독 등에 각각 한 쌍의 판다를 우호 증진을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줬다.

이때까지만 해도 판다는 '공짜'였다.


하지만 제3단계인 1984년부터는 판다가 '유료 렌탈'로 바뀐다.

1983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서 판다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면서 상업적 거래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른 국가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판다를 선물처럼 받는 모양새를 취하지만 현실은 일정 기간 빌린 뒤 다시 돌려줘야 하고, 심지어 대여 기간 중엔 매년 '야생동물보호자금'을 중국에 줘야 한다.

또 판다를 키우기 위해 동물원 내 특수시설을 마련해야 하고, 판다가 새끼를 낳으면 '아기 판다'는 원칙적으로 2년 내에 중국에 보내야 한다.

판다는 '선물인 듯 선물 아닌 선물'인 셈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판다는 중국의 주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타이페이 동물원에서 처음으로 태어난 아기 판다가 네번째 생일을 맞아 케익을 먹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현재 중국이 전 세계 동물원에 빌려준 판다는 총 67마리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13마리로 가장 많다.

이어 일본이 9마리로 두 번째로 많으며, 스페인 캐나다 마카오 등이 각각 4마리,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오스트리아 등이 각각 3마리, 한국 독일 프랑스 멕시코 태국 네덜란드 등이 각각 2마리를 키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일 감정이 뿌리 깊은 중국이 일본에 판다를 많이 보내준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판다 연구 수준이 높은 일본 동물원이 '아기 판다'를 많이 탄생시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일본 와카야마현의 한 동물원은 2004년부터 최근까지 총 11마리의 아기 판다를 탄생시켜 중국에 보내줬다.


[임영신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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