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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보는 대통령 보좌하는 자리지 정책 전면 나서는 자리 아니다
기사입력 2017-06-1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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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문 중 돌출적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게 청와대가 어제 엄중한 경고를 한 걸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한 듯하다.

청와대 측은 문 특보에게 앞으로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나서지 말라고 밝혔다고 한다.

특히 문 특보가 미국에 가기 전 문재인 대통령과 사전 조율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의 발언이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 특보는 지난 16일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 세미나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해 국내 정치권에서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한미 관계와 양국의 대북 공조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강한 비판에 휩싸였다.


문 특보의 발언은 이달 말 워싱턴DC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나온 데다 마치 새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비칠 수 있어 악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

북한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에만 다섯 차례 미사일 발사에 나서며 도발을 멈추지 않는 데다 새 정부의 대화 병행을 위한 물꼬 트기 시도에 시큰둥한 반응만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분명히 내세우고 있어 이번 발언이 미국 측을 자극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문 특보는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정책 전반에 대해 조언을 하는 직책에 있는 만큼 그의 발언에 무게를 싣는 게 당연한데 이번처럼 사전 조율 없이 내뱉었다가 주워 담는다면 혼선만 키울 뿐이다.

사견임을 전제로 한다는 것을 먼저 밝혔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식 직책을 내걸고 한 얘기였으니 어떤 파장을 부를지 본인도 알았을 것이다.

특보는 자문 역할에 충실하면 될 뿐인데 정책의 전면에 나서는 것은 월권이자 내부 체계를 흔드는 행위에도 해당된다.

새 정부의 대북 정책과 한미동맹에 대한 입장은 정제되고 다듬은 뒤 정책 집행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의 입을 통해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앞으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맡기기 바란다.

문 특보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특보로서의 본분을 망각하지 말고 보다 진중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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