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는 한번 뒤처지면 끝인데…규제에 발목 잡혀"
2019-05-23 22:53 입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한진그룹, CJ그룹 등 중견그룹 전문경영인(CEO)들을 만나 지배구조 개선과 공정경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재계 참석자들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시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야 하고,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은 기존 산업에 대한 낡은 잣대로 규제하면 안 된다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5개 중견그룹 CEO와 정책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각 기업이 자발적으로 추진한 지배구조 개선 사례에 대해 기업인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비롯한 공정경제 구축을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2017년 6월에는 4대 그룹, 2017년 11월에는 5대 그룹, 2018년 5월에는 10대 그룹 CEO와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재계는 김 위원장 앞에서 공정위가 보다 유연하고 미래지향적 잣대로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그룹 CEO들에게 2~3분씩 주어진 발언에서 기업인들은 공통적으로 공정위가 요구하는 자료 제출 부담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규제준수 비용이 실무 차원에서 지나치게 많다는 얘기다.

이어 기업들은 그룹마다 주력 업종이 다르고 규모도 달라 경쟁법을 집행할 때 획일적 기준을 적용하면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 때문에 경쟁법을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해 달라고 말했다.


여민수 카카오 사장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향후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IT 기반 기술은 한번 뒤처지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고, 기술 플랫폼에 종속되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며 "글로벌 기업들은 역외 적용을 받지 않아 그 사업 구조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다 보니 같은 서비스를 오픈해도 국내 기업만 규제 적용을 받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꼬집었다.

국내 IT 기업들이 우리 정부 규제로 인해 역차별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국적이나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이 동등한 경쟁 환경에서 사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경쟁당국 역할"이라고 말했다.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에 대해선 엄정하게 감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지배 주주 일가가 지분을 많이 가진 비주력·비상장 회사에 계열사들의 일감이 집중되면 그 합리적 근거를 시장과 주주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석태수 한진 부회장, 박근희 CJ 부회장, 신명호 부영 회장 직무대행, 이광우 LS 부회장, 박상신 대림 사장, 이동호 현대백화점 부회장, 김규영 효성 사장, 이강인 영풍 사장, 박길연 하림 사장, 이원태 금호아시아나 부회장, 유석진 코오롱 사장, 김택중 OCI 사장, 여민수 카카오 사장, 김대철 HDC 사장, 주원식 KCC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윤진호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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