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흥 개발제한구역에 수은성분 기준치 4배 검출…업체·시흥시 책임 전가에 주민 불안감 고조

【 앵커멘트 】
경기도 시흥의 한 기업이 소유한 그린벨트지역에서 수은 성분이 기준치의 4배 넘게 검출됐습니다.
이를 놓고 시흥시와 해당 기업이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환경 피해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도에 경인총국 백소민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서해안도로 확장공사장 인근입니다.

개발제한구역인 이곳에 누군가 불법폐기물을 매립했고, 그 폐기물에서 다량의 수은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폐기물에 대한 성분검사한 결과, 수은이 기준치인 0.005ppm의 4배를 훌쩍 넘은 0.0205ppm이 검출됐습니다.


과량의 수은이 사람 몸에 축적되면 뇌손상과 마비,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수은 뿐만 아닙니다.

주변 토지에도 자석을 갖다 댔더니 흙 덩어리들이 무더기로 달라붙어 올라옵니다.

▶ 스탠딩 : 백소민 / 기자
- "보이는 것처럼 수은이 함유된 토양과 수은이 함유되지 않은 토양의 차이가 뚜렷합니다."

시흥시는 제보가 들어온 지 반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행정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재교 / 시흥시 폐기물처리 담당자
- "현재 폐기물처리에 대한 행정명령이 내려졌고, 이에 대해 폐기물 관리팀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행정절차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업체 측은 자신들이 버린 것이 아니라며, 답답한 실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 인터뷰(☎) : 해당 업체 관계자
- "남의 땅에 그냥 버리고 간 행위자를 처벌해야지, 땅 주인한테 행정처분을 한다는 것이 너무 조금 어떻게 보면 부당하다고 저희는 느끼는 거고…."

불법폐기물이 뭍혀 있는 현장은 1㎞이내 인천 소래포구어시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환경전문가는 물길이 인천 앞바다까지 유입될 소지가 있어 하루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생태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장연규 / 인천환경운동연합 위원장
- "장수천 하류가 기수역이라 여러 가지 생물들의 터전이거든요. 지금 어쨌든 오염이 돼 있는 상태이니, 시급하게 정화를 할 수 있는 단계를 빨리 거쳐야 됩니다."

시흥시와 업체가 책임 소재를 미루는 사이 수은을 흠뻑 머금은 불법폐기물들은 고스란히 주변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백소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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