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강릉승마장' 철거 '위기'…관리감독 부실 논란에도 강릉시, 책임 전가에만 '열일'

【 앵커멘트 】
강원도에 있는 22개 승마장 가운데 가장 오래된 승마장이 바로 '강릉승마장'입니다.
1998년 당시 17억원이 투입돼 만들어진 공공승마장인데, 23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질 처지에 놓였습니다.
경인총국 배석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강릉시 강동면에 위치한 강릉승마장입니다.

1998년에 국비와 도비, 시비 등 총 17억 원을 들여 조성한 공공승마장입니다.

운영은 민간위탁 형태로, 강릉시승마협회가 맡아 운영해 왔습니다.

부지 규모만 2만 5천여 제곱미터. 수용 가능한 말만 110 두나 됩니다.

강원도에 있는 승마장 22개 가운데 규모도 가장 크고 역사도 가장 오래된 곳입니다.

▶ 스탠딩 : 배석원 / 기자
- "한때는 전국대회까지 열릴 정도로 활용성이 컸던 승마장이었지만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처지에 놓였습니다."

강릉시가 2019년 정밀안전점검을 진행한 결과 전반적인 보수와 교체가 필요한 D등급 판정이 나왔는데, 고쳐서 운영하기보다는 철거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강릉시가 추산한 보수금액은 약 10억 원.
철거는 7억 원 정도입니다.

예산도 부담인 데다 수리를 하더라도 운영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또 강릉시승마협회가 수탁 계약 내용도 위반했다는 게 강릉시가 승마장 철거를 결정하게 된 추가적인 이유입니다.

▶ 인터뷰 : 함금순 / 강릉시 체육시설사업소장
- "위·수탁계약서 10조 1항을 위반을 했는데 매 분기 종료 후 익월 10일까지 월별 시설 사용허가 현황과 수입지출 현황 등을 보고를 하라고 했는데 2019년도부터 2020년도 그 해지시점까지 한 번도 보고를 안 했어요. "

강릉시승마협회 관계자는 계약 위반 내용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강릉시 승마협회 관계자
- "계약서에는 어떠한 사소한 문제가 발생 시에는 쌍방이 합의하에 결정한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왜 그러면 그것도 우리하고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9월 30일까지 계약 해지한다고 보내냐고…."

이와 관련해 강릉시는 여러 차례 걸쳐 공문 등을 통해 해지 통보를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해 9월부로 수탁 계약이 해지된 만큼 절차대로 이달 중 승마장 철거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아직 승마장에는 말 4마리가 남아 있고 말을 관리하는 직원들도 나갈 수 없다고 버티는 입장이어서 강릉시가 어떤 조치를 내릴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배석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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