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SLC물류센터' 화재 피해자 60여명, 수개월째 피해보상 못받아 생계 막막

【 앵커멘트 】
일용직으로 일해 모은 돈으로 2년 전 4.5t 트럭을 어렵게 장만해 물류 납품 일을 해오던 한 가장이 물류센터에서 하차 작업을 하던 중 불이 나 겨우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지난해 7월에 발생한 용인 SLC물류센터 화재 때였는데, 이 불로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던 화물차가 전소되면서, 일자리도 없어지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시달리며 평범했던 일상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화재가 나고 수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피해보상은 기약이 없어 피해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경인총국 배석원 기자가 당시 화재 피해자를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지난해 7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SLC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모습입니다.

당시 이 화재로 5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재산피해를 본 사람도 수십 명에 이릅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합동 감식을 벌인 결과 화재 원인은 지하 4층의 용수탱크 전원을 차단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화재 원인은 밝혀졌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불이 났던 그 날, 물류 납품을 위해 4.5톤 트럭을 끌고 센터를 찾았다가 겨우 몸만 빠져 나온 임모 씨의 남편은 여전히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임 모씨 / 화재 피해자 아내
- "화재 나고 나서 남편이 숨쉬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계속. 그리고 항상 긴장한 상태고. 막 밤에도 자다가 뛰쳐나가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이 이야기를 하면 잠을 못 자고 그 자리에서 약을 먹어야 되니까…."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던 화물 트럭이 전소되면서 임 씨의 가정도 까맣게 타들어 갔습니다.

▶ 인터뷰 : 임 모씨 / 화재 피해자 아내
- "유일하게 그걸로 벌어서 아이 학원비도 대고 생활 유지하는데도 쓰고 그래야 되는데 이런 화재가 일어나니까 멘붕이 온거죠. 어떻게 먹고 살아야 되나…."

하지만 7개월 지난 지금도 피해보상은 여전히 기약이 없는 상태.

▶ 인터뷰 : 임 모씨 / 화재 피해자 아내
- "계속 이렇게 그냥 알아보고 있다. 보험사와 협의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만 하고 기다려보라. 한 달쯤 기다려보면 연락 갈 거다. 그럼 연락 오면 보상이 되는 건가요? 했더니 그건 아니고…."

심지어 피해보상과 관련된 건 직접 일일이 전화를 돌려가며 확인해야 했습니다.

이 화재로 물류센터측이 파악하고 있는 피해자만 현재까지 60명 이상.

피해 금액만 15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피해보상이 사실상 기약 없이 흘러가면서 화재 피해자들은 오늘도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임 모씨 / 화재 피해자 아내
- "저희가 이렇게 힘든 걸 누구도 몰라주는 것 같아요. 빨리 좀 보상이 돼서…."

매일경제TV 배석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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