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16개월 입양아, 정인의 죽음...#정인아 미안해# 271간의 학대, 그리고 방관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매일경제TV] 오늘(2일), ‘그것이 알고싶다’ 1244회에서는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이 어떻게 학대를 받아 죽게 되었는지,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를 분석해봅니다.

작년 10월 13일, 생후 16개월의 아이가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차디찬 응급실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위독한 환자들을 수없이 경험한 응급실 의료진이 보기에도 당시 아이의 상태는 처참했습니다.

또래에 비해 눈에 띄게 왜소한 데다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찢어진 장기에서 발생한 출혈로 인해 복부 전체가 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숨진 아이의 이름은 정인.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정인 양은 입양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났습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피가 딱 거꾸로 솟는 거 있죠. 콱 이렇게 솟는 거.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 소견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의료진은 아이의 몸에 드러난 손상의 흔적들을 단순 사고가 아닌 아동학대라고 판단했고, 현장에 있던 양모 장 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현재, 정인 양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장 씨는 구속기소 된 상태다. 어렵게 입수한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강한 외력으로 인해 췌장도 절단된 상태였습니다.

양모인 장 씨는 단순한 사고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장 씨의 말에 따르면,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홧김에 흔들다 자신의 가슴 수술로 인한 통증 때문에 정인 양을 떨어뜨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양모 장 씨의 주장으로 아이의 몸에 난 상처들이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을까요? 입양되어 양부모와 같이 지낸 지난 271일 동안 아이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양모 장 씨 지인은 "차 뒷좌석에 애를 태우시면서 옆구리에 아이를 끼고 정말 짐짝도 그렇게 던지지는 않을 거예요. 팍 던지시더라고요. 아이를"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취재를 시작한 후, 300여 개에 달하는 제보가 쏟아졌고 제보자들의 증언이 쌓일수록 충격적인 학대의 정황이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장 씨 부부는 입양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입양 가족 모임에 참여하는 등 입양을 염원하고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정인 양 몸에 남은 수많은 학대의 흔적들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었습니다. 양부모 장 씨 부부는 정인 양이 사망하기 전날, 어린이집 측으로부터 아이의 심각한 몸 상태를 전해 듣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더욱더 안타까운 사실은 지속적인 학대의 정황으로 인해 5, 6, 9월에 걸쳐 무려 세 번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실제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거나 정인 양이 양부모로부터 분리되는 일도 없었습니다. 아이는 매번 장 씨 부부의 품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온몸에 멍이 든 걸 알아차리거나, 차에 오랜 시간 방치된 것을 목격하거나, 영양실조 상태를 직접 진단한 이들이 용기를 내 어렵게 신고했지만 정인 양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수사기관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왜 16개월 정인 양손을 잡아 줄 수 없었을까요?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지속적인 학대의 정황으로 인해 5, 6, 9월에 걸쳐 무려 세 번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실제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거나 정인이가 양부모로부터 분리되는 일도 없었습니다.

아이는 매번 장 씨 부부의 품으로 되돌아갔다. 온몸에 멍이 든 걸 알아차리거나, 차에 오랜 시간 방치된 것을 목격하거나, 영양실조 상태를 직접 진단한 이들이 용기를 내 어렵게 신고했지만 정인이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수사기관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세 차례의 아동학대 신고 과정에서 왜 16개월 정인이의 손을 잡아 줄 수 없었을까.

참담하게도 이들은 건강했던 16개월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고, 검찰은 현재 양모 장 씨를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정인이의 죽음이 '고의'가 아니라 '실수'라는게 장 씨의 주장입니다.

이호 전북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척추. 이 앞에 이렇게 분포하는 것이 췌장, 소장, 대장, 장간막 이렇게 된다고. 이 부위가 한번 충격받아서 찢어져 있던 것이 (사망) 당일 날 또 충격 받아가지고 이제 장간막 파열이 온 거예요. 그래서 대량 출혈이 발생한 거거든"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실수로는 아이의 췌장이 절단될 만큼의 외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제작진은 사건 당일 아이에게 가해진 외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실험을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했는데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과거 장씨 부부는 EBS의 한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으나, 사건 이후 해당 영상이 비공개 처리됐습니다.

[ 김솔 인턴기자 / mkksh@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